[SW인터뷰] ‘궁상민→지략가’ 이상민 “빚 갚고 목표 없어져 힘들었다…결혼 후 ‘미우새’ 하차할 수밖에”

사진=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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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우리 새끼’(SBS), ‘아는 형님’(JTBC) 등 예능에서 친근하고 능청스럽기만 했던 이상민이 상대의 심리를 꿰뚫고 판을 설계하는 전략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는 28일 막 내리는 웨이브 오리지널 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X’에서 이상민은 든든한 맏형이자 지략가 면모를 발휘하며 P1팀을 이끌었다. 

 

2013년 ‘더 지니어스:게임의 법칙’(tvN)을 시작으로 ‘더 지니어스:룰 브레이커’, ‘더 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 등에 출연하며 활약했던 이상민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돌아온 것은 무려 11년 만이다. 오랜만에 복귀한 이상민을 향해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걱정이 무색하게 특유의 눈치와 순발력, 사람을 읽는 능력을 앞세워 게임의 흐름을 주도했다. 단순히 자신의 생존만을 좇기보다 참가자들의 관계와 심리를 활용해 판 전체를 움직이는 모습은 과거 보여준 승부사 기질을 떠올리게 했다.

 

웨이브 '피의 게임X'
웨이브 '피의 게임X'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이상민은 “‘더 지니어스’ 시즌2 우승을 마지막으로 서바이벌은 이제 안 하는 거로 마음속으로 결정했었다. 나이도 점점 들고, 이제 새로운 세대의 친구들은 아예 결이 달랐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며 “회사에도 나에게 물어볼 필요 없이 거절하라는 말까지 했었고 다른 프로그램 섭외도 왔었는데 하지 않았다”고 그동안 서바이벌에 출연하지 않았던 배경을 밝혔다. 

 

이후 2021년에는 ‘피의 게임’ 시즌1에서 패널 진행을 맡았다. 이상민은 “시즌1은 서로 술도 마시고 굉장히 즐겁게 하더라. 그래서 ‘언젠가 한 번은 나가볼 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고 지난해 11월 이번 프로그램에 섭외가 들어왔다. 나름 즐겁게 할 수 있는 예능이라고 생각했다”고 복귀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긴 공백 탓에 섣불리 출연을 결심할 수는 없었다. 이상민은 “원래는 안 하겠다고 하면서도 거절 통보를 하지는 않았다. 한두 달째 고민만 하는 모습을 보니 ‘사실은 하고 싶은데 밀어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내 또한 ‘그렇게 고민할 거면 그냥 해’라고 했고, 지난 2월에 출연을 최종 결정했다”고 돌아봤다. 


힘들게 결심한 만큼 최소 결승 진출을 목표로 모든 일정을 비워둘 만큼 열정을 쏟았다. 그러나 6일 차 모습이 그려진 7회에서 아내가 건강상 문제로 병원에 가야 하는 돌발 변수가 생겼다. 결국 이상민은 기권을 선택하며 다소 허탈하게 여정을 마무리했다. 여전한 정치력과 더불어 고령에도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활약했기에 본인은 물론이고 시청자마저 아쉬움이 컸다. 특히 방송 내내 강력한 세력이었던 P1팀은 이상민의 하차 이후 이태균, 박지민, 정근우가 줄줄이 탈락했다. 팀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던 이상민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상민은 “기권하고 우리 팀이 잘 됐으면 덜 아쉬웠을 텐데 그다음 회차부터 한 명씩 줄줄이 우리 팀이 다 떨어지니까 너무 미안했다”고 팀원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이어 “특히 팀에서 이태균은 무조건 결승에 보낸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했었는데 그다음으로 떨어졌다는 걸 확인하고는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상민 하차 직후에는 그의 장점인 정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마피아 게임과 데스매치가 개인전으로 예정됐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더 지니어스’ 시절에도 마피아 게임으로 활약한 바 있던 이상민은 “제일 좋아하는 게 마피아 게임이다. 한 명씩 만날 때마다 눈을 보고 얘기하면서 파악한 뒤에 조종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더 아쉬웠다”고 웃었다. 데스매치 또한 “하필이면 데스매치가 카드 게임이더라. ‘아는 형님’에서 장동민이나 기욤 패트리, 홍진호 등 상대로도 진 적이 없을 정도로 좋아하는 게임인데 이것도 특히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사진=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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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은 “방송 이후의 댓글 반응을 봤는데 ‘개인전 자신 없으니까 일부러 기권한 것’이라고 하더라. 억울했지만 워낙 재밌는 댓글이어서 웃겼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사실 데스매치의 고통을 너무 잘 안다. ‘지니어스1’ 마지막에 김경란 씨와 대결에서 졌을 때의 트라우마가 굉장히 컸다. 기억력 게임으로 졌는데 그 이후부터 트라우마 때문에 기억력 게임을 항상 못한다. 머릿속으로 담기 이전에 기억을 잘 못 한다고 인식이 돼버려서 위축된다. 한순간에 모든 걸 잃어버린 트라우마가 너무 컸던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번 출연을 계기로 많은 성과를 얻어낸 만큼 향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가능성 또한 활짝 열렸다. 이상민은 “예전에는 마음을 완전히 닫고 아예 생각도 안 했는데 이젠 마음이 열렸다”며 또 다른 서바이벌 출연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4월 재혼한 이상민은 ‘미운 우리 새끼’에서 하차하고, ‘신발벗고 돌싱포맨’(SBS) 또한 종영을 맞았다. 방송인으로서 사랑하고 보물 같은 프로그램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더욱 사랑하는 아내와의 결혼을 통해 아름답게 이별했다. 이상민은 “빚을 다 갚고 난 뒤 목표가 없어지니까 너무 힘들었다.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목표가 사라졌다. 혼란을 겪고 있을 때 아내를 만났고, 결혼해서 아름다운 가정을 꾸려나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국 저를 만들어주고 성장시켜준 ‘미우새’를 어쩔 수 없이 배신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제작진 또한 이상민의 재혼 소식에 아낌없는 축하와 응원을 보냈다. 제작진은 ‘미운 우리 새끼가 결혼한다고 해서 착한 우리 새끼가 되겠나’ 싶은 마음으로 이상민의 결혼 후 모습도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것까지 고려했지만 이상민은 게스트로라도 나간다면 프로그램 취지를 무너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상민은 “오히려 출연하지 않는 게 ‘미우새’에 도움을 드리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회상했다. 

 

과거 사업 실패와 무려 69억원에 달하는 빚을 변제한 이상민은 인생의 굴곡을 지나 현재는 한층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이상민은 “다행히 내 분야에서 일해서 빚을 다 갚았다는 것도 고마운 일이고,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했던 게 내 연륜이 된 것도 너무 감사할 일”이라며 “두 번 실패는 없다는 마음은 이미 너무 굳혀졌다”고 말했다.

 

사진=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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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으로는 여유를 꼽았다. 이상민은 “예전에는 정말 바빴는데 망했다. 24시간을 뛰었는데 망했다는 건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까지 만났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면 돼서 시간도 여유가 있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게 달라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급하지도 않고 시간을 설계할 수 있고 계획을 짤 수 있다는 것도 안정감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빚을 모두 갚은 뒤 ‘궁상민’이라는 캐릭터와도 작별하게 됐지만 방송인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나 콘셉트에 대해서도 뚜렷한 기준을 갖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했던 프로그램들이 막을 내리면서 활동의 변화가 있었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별도의 고민을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원칙에 충실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상민은 “저는 사실 늘 똑같았다. 그 프로그램에 대한 호기심이 있거나, 배울 게 있다거나, 경험하고 싶은 게 있는지 이 세 가지를 원칙으로 프로그램을 선정한다”며 “그 방향성만 갖고 선택하니까 프로그램들이 항상 오래 가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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