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우상혁(용인시청)이 웃지 못했다. 평소 쉽게 넘었던 2m16에서 고개를 숙였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우상혁은 지난 22일 폴란드 카토비체 중앙광장 특설경기장에서 끝난 2026 세계육상연맹 실레시아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첫 번째 시도 높이인 2m16을 넘지 못했다. 세 차례 모두 실패해 공식 기록 없이 대회를 마쳤다.
한국 육상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에게 이번 대회는 복귀전이었다. 당초 실전 감각을 확인하는 동시에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쉬움만을 남겼다. 그의 개인 최고 기록은 2m36이다. 올 시즌으로 시야를 좁혀봐도 2m30이다. 평소라면 2m16정도는 가뿐히 넘는다. 하지만 바가 유독 높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경기력이 쉽게 올라오지 않고 있다.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AG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만큼 우려의 시선이 따른다.
올 시즌 출발은 좋았다. 지난 2월 실내 투어 실버 후스토페체 높이뛰기 대회에서 2m25를 넘어 4위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어 출전한 인도어 투어 실버 반스카비스트리차 실내높이뛰기 대회에서 2m30을 기록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3월 열린 2026 세계실내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는 2m26을 넘어 공동 3위에 올랐다.
문제는 이후부터다. 출전 예정이었던 시즌 첫 실외 국제대회 왓 그래비티 챌린지와 도하 다이아몬드리그가 이란 전쟁 여파로 취소·연기됐다. 정해진 1년 스케줄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 중이었던 우상혁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지난 5월 AG 선발전을 겸해 열린 제80회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2m27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청신호를 켰으나, 위기는 한번 더 찾아왔다. 선발전 직후 일본에서 열린 세이코 골든 그랑프리 경기 도중 왼쪽 스파이크가 찢어져 찰과상을 입었다.
3개월 동안 컨디션과 멘털 회복에 집중하다 이번 대회에 복귀했다. 하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끝은 아니다. AG까진 아직 시간이 있다. 오는 29~30일 독일 하일브론에서 열리는 국제 높이뛰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실전 무대서 경기력을 점검할 기회가 한 번 더 남아있는 셈이다.
포기는 없다. 우상혁은 생애 첫 AG 금메달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회)서 2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엔 다른 결말을 꿈꾼다. 경쟁자들도 위협적이지 않다. 페이스만 찾는다면 금메달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두 대회서 우상혁을 제치고 금메달을 딴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의 기량이 전만 못하다. 바르심(7위)은 이번 대회서 2m23을 뛴 뒤 2m26을 넘지 못했다. 우상혁이 올 시즌 최고 기록에 다시 가까워진다면, 바르심을 제치고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