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첫 인사였다.
LG의 새 아시아쿼터 좌완 사이드암 투수 존 케네디가 마침내 출격했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⅔이닝 깔끔하게 책임졌다. 공 4개면 충분했다. 직구 2개와 체인지업 2개를 던졌다. 케네디는 “사실 긴장을 좀 많이 했다. 첫 등판인데 만족스럽게 끝낸 것 같아 기분 좋다. 팬 분들이 열렬히 응원을 해주신 부분도 좋았다.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된다”고 활짝 웃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한창이다. 적응 시간 따윈 사치에 가깝다. 첫 경기에서부터 타이트한 상황이 연출됐다.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 초, 1사 1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확실하게 불을 껐다. 대타 오른손 타자 오윤석을 상대로 1루수 방면 땅볼을 이끌어냈다. 1루수 딘 오스틴은 공을 잡자마자 2루로 뿌렸고, 1루로 돌아온 공은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케네디가 직접 처리했다. 살짝 삐끗하긴 했으나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데는 지장 없었다. 격한 포효가 뒤따랐다.
극적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4일 계약을 마친 데 이어 이튿날 선수 등록까지 마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르면 외인의 경우 15일까지 등록된 자원만 포스트시즌(PS) 무대에 설 수 있다. 버저비터를 울린 셈이다. 당초 영입하려던 오카다 아키타케(울산웨일즈) 카드가 무산된 가운데, 케네디가 해당 자리를 메운다. 케네디는 키 203㎝, 체중 111㎏의 우월한 신체조건을 갖췄다. 긴 팔에서 나오는 각도가 특이하며 디셉션(투구 숨김 동작)도 좋다.
흥미로운 대목은,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과 사촌이라는 점이다. 나란히 호주 국가대표에 발탁, 지난 3월 진행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나선 바 있다. 직접 뛰었던 선수의 생생한 후기만큼 좋은 정보도 없을 터. 실제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케네디는 “데일이 KBO리그 공인구를 가져다 줬다. 그걸로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덕분에 (한국서) 불펜피칭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잠실구장과도 인연도 있다. 케네디는 “18세 때 야구월드컵 경기를 잠실에서 치른 적이 있다”고 운을 뗀 뒤 “그때도 인상 깊었는데 다시 봐도 그렇다”고 끄덕였다.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까지도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뛸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서 가장 기대되는 대목은 역시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이다. 케네디는 “호주는 한국만큼 야구 인기가 크지 않다. 많은 팬 분들 앞에서 야구하는 것 자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마운드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을까. 불펜 한 자리를 담당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케네디 대통령이 왔다”며 농담을 건네며 “중요한 순간 기용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케네디 포함해 6명 정도 필승조를 꾸려 그때그때 상황과 컨디션에 맞게 활용할 계획이다. 자신감은 충만하다. 최근 몇 년간 호주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선 불펜으로 활약한 기억이 있다. 케네디는 “커리어 대부분을 불펜으로 뛰었다. 자신 있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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