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자프로농구(WKBL) 드래프트 상위권을 관통한 키워드는 ‘해외 경험’이었다.
외국국적동포 선수 4명이 모두 전체 7순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 W리그를 누빈 김리혜까지 3순위로 지명됐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상위 순번을 휩쓴 2026~2027 신인선수 드래프트였다는 평가다.
WKBL은 19일 청주체육관서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고교 졸업 예정자 26명, 대학 졸업 예정자 4명, 실업팀 소속 4명, 해외 활동 선수 1명, 외국국적동포 4명 등 총 39명이 참가했다. 2007~2008시즌 단일리그 도입 이후 지난해 4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 가운데 15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 확률은 38.5%로, 40명이 대상자로 참여해 14명이 선발된 직전 시즌(35.0%)보다 소폭 올랐다.
1라운드부터 흐름이 뚜렷했다. 1라운드 6명 가운데 4명이 해외 무대를 거친 선수로 채워진 것. 신한은행이 일본 W리그서 활약했던 외국국적동포 가네다 마나를 전체 1순위로 호명한 데 이어 BNK가 고교 최대어 임연서를 2순위로 뽑았다. 이후 우리은행은 해외 활동 선수 김리혜, 하나은행은 오쿠라 유리, KB국민은행은 원이아나를 차례로 지명했다. 삼성생명은 숙명여고 이소희에게 6순위를 사용했다.
외국국적동포 선수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WKBL이 해당 제도를 도입한 2019~2020시즌 이후 역대 최다인 4명이 참가해 전원 프로행에 성공했다. 가네다가 1순위, 오쿠라가 4순위, 원이아나가 5순위로 1라운드에서 불렸고 가네미츠 아야네까지 2라운드 첫 번째인 전체 7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각자의 사연도 빼놓을 수 없을 터. 재일교포 3세인 김리혜는 아이치가쿠센대를 졸업한 뒤 2024년부터 올해까지 W리그 아이신 윙스서 뛰었다. 지난달 WKBL 3x3 트리플잼에도 출전하며 한국 무대와 접점을 넓힌 끝에 전체 3순위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원이아나는 기다림 끝에 꿈을 이뤘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뒤 실업팀 사천시청에 입단해 다시 문을 두드렸고, 1년 만에 전체 5순위로 KB의 부름을 받았다. 오쿠라 역시 일본 아이치가쿠센대에서 활약하며 대학리그 리바운드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경력을 인정받았다.
구단들의 수싸움도 일찌감치 시작됐다. WKBL은 올해 처음으로 지명 순번 추첨식을 드래프트 약 4주 전에 열어 각 팀이 확정된 순번을 토대로 전략을 준비할 시간을 줬다. 마감일인 18일에도 지명권이 움직였다. 삼성생명은 김수인을 하나은행에 보내고 2라운드 3순위(전체 9순위)를 받아왔고, 이 지명권으로 조우를 호명했다.
2라운드에서는 가네미츠를 시작으로 김성언(KB), 조우, 정지윤(우리은행), 김사랑(신한은행), 송은지(BNK)가 차례로 프로행 티켓을 잡았다. 3라운드에서는 김서현(BNK), 조희원(신한은행), 이수현(우리은행)까지 이름이 불린 뒤 추가 지명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39명의 도전자 가운데 24명은 아쉽게 다음을 기약했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드래프트를 마친 뒤 “선수들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동안 노력하고 고생한 시간이 있을 텐데 아쉽다”면서도 “다시 문을 두드릴 기회가 있다. 우리 팀뿐 아니라 모든 구단이 국내 선수들도 계속 지켜보고 있는 만큼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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