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타] 김혜준 지켜낸 ‘그 청년’… ‘킬쇼2’ 유현수 “죽어서 좋았죠”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성공한 시즌제 드라마의 속편 합류라는 부담을 이겨내고 ‘킬러들의 쇼핑몰’ 세계관에 스며들었다. 순수한 섬마을 청년으로 등장해 여운 남는 퇴장까지 눈도장을 톡톡히 찍은 유현수의 이야기다. 

 

‘킬러들의 쇼핑몰2’는 2024년 시즌1에 이은 속편이다. 혹독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쇼핑몰의 새로운 대표가 된 정지안(김혜준)이 살아 돌아온 정진만(이동욱)과 함꼐 바빌론에 맞서 반격하는 액션물이다. 극 중 유현수는 정지안의 은신처인 섬마을 하남도의 주민 김우진 역을 맡았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는 든든한 청년으로 분했다. 섬 내음 물신 풍기는 사투리로 시청자를 무장해제 시켰다. 긴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유현수는 “방송을 보며 뿌듯하고 행복한 감정이 든다. 돌아 보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준비하고 정신없이 촬영했던 것 같다”며 “‘킬러들의 쇼핑몰’이라는 좋은 작품의 속편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서울 청년 유현수, 능숙한 통영 사투리의 비결

 

시즌2 뉴페이스 중, 특히 반환점을 돌기까지 유현수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차 가까워지는 정지안과 김우진의 관계성은 긴장감만이 맴돌았던 ‘킬쇼’ 세계관에서 간질간질한 청춘 로맨스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우진의 죽음은 정지안의 각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사건이기도 했다.

 

우진 역을 따내기 위해 포항을 배경으로 한 ‘갯마을 차차차’의 섬 청년 홍반장(김선호)의 독백을 우진이 버전으로 재해석해 제출했다. 독백 연기 영상을 비롯해 감정 연기까지 여러 영상으로 비대면 오디션의 첫 단계를 넘은 유현수는 다각도의 노력 끝에 우진 역에 낙점됐다.

 

하남도의 실제 배경은 경남 통영이었다. 촬영 초반 통영으로 내려가 로케이션 촬영을 거쳤고, 이후 세트 촬영을 병행했다. ‘서울 남자’ 유현수가 통영 사투리를 익히는 건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한 부산 사투리와 통영 사투리는 다른 점이 많았다. 유현수는 “우진 역에 캐스팅 연락을 받고 첫 촬영까지 준비 기간이 2주였다”고 고백해 놀라움을 안겼다.

 

잠자는 시간 빼고는 사투리 연습에 몰두했다. 선생님의 녹음본을 반복해서 연습했고, 상대 역에 따라 맞춤형 사투리를 익혔다. 현지에도 사투리 선생님이 동행했다. 첫 촬영이 끝나고도 잠들기 직전까지 사투리 연습을 할 정도였다. 현장의 막내로 합류해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전작의 호평도 그에겐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럴 때마다 통영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의 배우 유현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의 배우 유현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미션은 또 하나 있었다. 바빌론과의 바이크 액션신을 위한 오토바이 면허 취득이다. 급하게 준비한 면허 시험 당일에 비가 내렸다. 당장 통영으로 내려가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서 탈선으로 탈락을 맛봤다. 그는 “3일 뒤 사력을 다해 재시험에 붙였다. 그게 촬영 이틀 전”이라고 눈을 질끈 감으며 “지금 생각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정이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시험장에서 운전하는 것과, 총을 쏘며 쫓아오는 용병들을 따돌리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초보 운전자 김우진의 바이크 뒷자석에는 정지안이 타고 있었다. 특히 김혜준을 태우고 달린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면서도 “선배님은 한 팔로는 나를 잡고, 한 팔로 총기를 사용하셨다. 카리스마가 엄청났다”고 존경을 표했다.

 

우진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유현수는 “우진이를 정 많고 따듯한, 리더십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큰 사건을 겪으며 불안에 떨기도 하지만, 지안을 지키기 위해 용기내는 순간들도 생겨났다. 인물의 입체적인 변화가 두드러지게 보일 수 있도록 우진의 일부 장면들은 두 버전으로 촬영했다. 그는 “미스터리하고 스릴적인 연출을 위해 지난 시즌 배정민(박지빈)과 같은 악역의 면모가 보였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조언이 있었다. 방송을 보면 두 버전이 섞여서 나온다”고 귀띔했다. 

 

총기 밀수가 적발되기 직전,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숨겨졌던 얼굴이 나왔다. 유현수는 “밀수를 돕다가 경찰에게 들켜 당혹감을 나타내는 정도를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는 그 이상을 원하셨다. 극의 재미를 위한 포인트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밀수 사건 이후 해명을 위해 지안의 집 대문을 두드리는 장면도 그랬다. 더 세차게 두드리며 공포감을 조성한 버전으로도 촬영을 진행했다고 돌아봤다.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 김혜준·이동욱, 든든한 버팀목

 

정진만 역의 이동욱과는 같은 소속사에 몸 담고 있다. 마주치는 신이 없어 아쉬웠지만 대본 리딩 현장에서 받은 조언과 응원은 큰 힘이 됐다. 그는 “사투리 연기 때문에 긴장한 모습을 보셨는지 쉬는 시간에 오셔서 ‘어려운 게 맞으니 힘내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했다. 리딩이 끝나고 나서는 배우들이 친목을 쌓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줬다고. 바이크 액션신을 따로 모니터링 하고 ‘고생했다’는 연락도 받았다는 그는 “선배님의 연락을 받고 너무 감사했다. ‘킬쇼’에 누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감동을 전했다. 

 

마음의 빗장을 푼 정지안은 김우진과 다정하게 삼겹살을 구워 먹는 장면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이 장면을 찍으며 조금씩 우진에게 적응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대구 출신 조감독님께서 ‘이제 사투리가 붙은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더라.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3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사투리도 제법 능숙해졌다. 애틋한 키스신도 촬영 막바지에 진행됐다. 유현수는 “가장 집중도와 몰입도가 높았던 순간이었다”고 돌아보며 “그동안 지안과 우진의 서사가 쌓여 있었고, 저 역시 촬영장 스태프들과 유대감이 많이 쌓여 있던 시기였다. 지안과의 마지막 대화,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우진이로서 가장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신이라고 생각했다. 촬영할 때는 사투리를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몰입했다”고 말했다.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의 배우 유현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의 배우 유현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감정을 표출하기보단 절제된 감정을 담담하게 유지했다. 오열하는 지안과, 그런 지안을 안심시키려는 우진의 감정이 대비되며 비극이 더 강조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촬영은 6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그는 “혜준 선배님이 매 테이크마다 오열 연기를 해주셔서 그 힘을 받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통영 촬영을 함께한 선배 김혜준의 존재는 든든했다.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대단했다”며 “항상 자신보다 상대방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체크하며 촬영을 진행하셨다. 정서적 교류가 필요한 신에서는 선배님이 주신 에너지를 받는 것만으로 힘이 됐다”고 했다. 첫 촬영에 사색이 된 유현수를 위해 감독님과의 식사자리도 마련했다. 김혜준의 배려 덕에 ‘킬쇼’ 세계관에 녹아들 수 있었다.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사투리·빌런·죽음…유현수에게 남은 것

 

우진은 정지안을 지키고 죽음을 맞았다. 지안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충격적인 죽음이었다. 극 중 설정에 대해 “죽어서 좋았다”고 반전의 웃음을 터트린 유현수는 “사실 그만큼 부담감이 컸다. 감독님께서 ‘이 드라마는 정지안의 성장기’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런 정지안의 결핍을 채워주는 존재가 된다는 건 큰 의미가 있었다”고 해석했다. 그는 “우진이의 모든 장면이 각각 다른 장르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미스터리, 코미디,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다채롭게 소화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풍성하게 담길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의미를 짚었다. 

 

나아가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작품이 주는 스타일리시한 감각 속에는 ‘언어’가 있었다. 인물들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비롯해 지난 시즌 수화를 사용하던 혼다, 중국 동포의 발음을 쓴 민혜, 탈북한 철승 등이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했다. 배경이 된 통영의 사투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액션과 캐릭터들이 개성 있고 다채로워서 재밌었다”면서 “그럴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언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캐릭터 속에서도 빌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빌런의 활약 덕에 다른 캐릭터들의 입체성도 생길 수 있었다”는 선배 이동욱의 말에도 적극 동의했다. 단순히 선한 역할도 빌런이 주는 자극과 에너지 덕에 더 풍성해진 ‘킬러들의 쇼핑몰’이었다. 

 

탐 났던 캐릭터가 있었냐는 물음에 유현수는 “상상해본 캐릭터가 많다. 그 중에서도 베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최근 (조)한선, (정)윤하 선배님과 대화를 나누며 악역에 대한 로망을 느꼈다”며 “빌런이 주는 강렬함, 그리고 열등감·결핍의 에너지를 분출해내는 게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쿠사나기 진(정윤하)에 대해서는 “너무 탐나는 캐릭터였다. 초반 베일이 직접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내며 위협감을 준다면, 6부까지의 쿠사나기 진은 절제하고 분노를 억누르는 캐릭터다.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매력적이었다”고 눈을 빛냈다.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킬러들의 쇼핑몰2'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유현수. 킹콩by스타쉽 제공

◆‘짝눈’도 장점으로…“스펙트럼 넓히고파”

 

취미와 특기는 농구. 학창시절 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운동선수에서 배우로의 전향이 어렵진 않았을까.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남 앞에 서는 걸 좋아했다. 장기자랑을 나면 부끄러워 하면서도 매번 나갔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비스트, 엑소, 방탄소년단 등 커버댄스를 출 만큼 춤 실력도 갖췄다. 특히 예체능 분야에 관심을 가지던 고등학생 시절, 연극부 활동을 시작하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배우라는 직업에 확신이 부족했다. 고민 끝에 가장 좋아하는 걸 하기로 결심했고, 그것이 연기였다. 그렇게 한예종에 진학했다.

 

‘킬러들의 쇼핑몰2’를 보면서 유현수의 눈이 유독 눈에 띄었다. 매 장면, 카메라 각도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는 오묘한 매력의 짝눈이었다.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기까지 고민도 컸다. 다름아닌 눈 때문이다. 배우로서의 미래를 위해 교정을 권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의 콤플렉스는 지금의 장점 됐다. 유현수는 “개성이 뚜렷한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 눈이 개성을 만들어준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돌아보면 유현수에게 ‘킬러들의 쇼핑몰2’는 학교에서 연습하고 훈련한 것들을 처음 세상에 선보인 작품이었다. 부담감도 따랐지만, 행복한 감정이 더 크게 느껴진 이유다. 그는 “이런 큰 현장에서 다이나믹한 서사를 가진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앞으로 배우로서 더 많은 현장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꿈이 커진 작품이다”라고 돌아봤다.

 

각기 다른 장르,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며 배우로서 욕심이 커졌다. 섬마을 청년으로 살아가면서 언어가 주는 영향력도 적지 않게 느꼈다. 특히 풋풋한 학원물에 관심을 보인 유현수는 “더 늦기 전에 교복을 입어보고 싶다. 사극이나 시대극에서 정서를 표출하는 역할도 해보고 싶고,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바랐다.

 

‘킬러들의 쇼핑몰2’는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닿았다. 기대감 속에 공개된 시즌2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느낀 바도 크다. “해외 팬들에게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 기쁘면서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고 답한 그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연기로 인정받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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