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이후’ 희망 쏜 U-17 배구 소녀들… 세계선수권 6위

한국 U-17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17일 칠레 산티아고 국립 스타디움 파크 코트에서 열린 2026 FIVB U-17 세계선수권대회 이탈리아와의 5위 결정전에서 점수를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FIVB 홈페이지 캡처.
한국 U-17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17일 칠레 산티아고 국립 스타디움 파크 코트에서 열린 2026 FIVB U-17 세계선수권대회 이탈리아와의 5위 결정전에서 점수를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FIVB 홈페이지 캡처.
U-17 여자배구 대표팀 손서연. 사진=FIVB 홈페이지 캡처
U-17 여자배구 대표팀 손서연. 사진=FIVB 홈페이지 캡처

 

배구 소녀들이 매서운 스파이크를 날렸다. 김연경 은퇴 후 침체기에 빠진 한국 여자배구에 희망의 싹을 틔웠다.

 

이승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U-17) 여자배구 대표팀은 17일 칠레 산티아고 국립 스타디움 파크 코트에서 열린 2026 국제배구연맹(FIVB) U-17 세계선수권대회 이탈리아와의 5위 결정전에서 세트 스코어 1-3(20-25 26-24 20-25 14-25)으로 패했다. 비록 목표였던 4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24개국 중 6위에 오르며 여자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출발부터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FIVB U-17 랭킹 12위인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16위)을 제외한 모든 상대보다 랭킹이 낮았다. 하지만 객관적인 열세를 뒤집고 조기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16강에서는 필리핀을 제압하며 8강에 진출했다.

 

분명 세계의 벽은 높았다. 강호 튀르키예에 패해 4강행이 좌절됐다. 이후 태국을 꺾고 5위 결정전에 오른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꺾었던 이탈리아와 다시 만났지만 아쉽게 패했다. 

 

최근 한국 여자배구가 국제무대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 6위는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 여자배구는 ‘여제’ 김연경이 은퇴한 뒤 차세대 에이스를 발굴하지 못했고, 세대교체의 해답도 찾지 못했다. 실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30연패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지난달 AVC 네이션스컵에서 7전 전승 우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 16일 끝난 동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는 대학생 선발 일본에 0-3으로 참패하는 등 격차를 실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U-17 대표팀의 도약은 더욱 반갑다. 당장 성인 대표팀의 전력을 바꿀 자원은 아니지만, 다음 세대가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띈 이름은 손서연(선명여고)이었다. ‘리틀 김연경’으로 불리는 한국 여자배구의 차세대 에이스다. 주장인 그는 매 경기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이번 대회 총 9경기에 모두 나서 179득점을 올리며 전체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김해여중 시절이던 지난해 16세 이하(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팀 우승을 이끌며 대회 득점왕 최우수선수상(MVP), 아웃사이드 히터상을 싹쓸이했다. 아시아를 넘어 이번 세계 무대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배구 소녀들이 보여준 밝은 미래, 한국 여자배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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