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4할 타자’ 백인천 前 감독 영면…마지막 배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BO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4할 타율을 기록한 백인천 전 감독이 영면에 들었다.

 

 고인은 17일 오전 충남 천안시 안서동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마친 뒤 장지인 천안추모공원으로 향했다. 사상 두 번째 KBO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엔 허구연 총재와 박근찬 사무총장 등 KBO 관계자와 유승안 전 경찰야구단 감독을 비롯한 야구인, 유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개척자다. 백 전 감독은 1942년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태어나 6·25전쟁 때 월남해 한국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1961년 실업 야구 농협에 입단했고, 이듬해 일본으로 향했다. 1963년부터 1981년까지 19년간 차별과 멸시를 이겨내며 강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하자 귀국했고, MBC 청룡의 초대 감독과 선수로 활동하며 첫해 시즌 타율 0.412(72경기 250타수 103안타)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현재까지 깨지지 않은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선수 은퇴 후엔 한국 야구 발전에 힘을 보탰다. 1990년 LG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창단 첫해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삼성과 롯데 감독을 맡으면서 여러 선수를 육성했다. 특히 삼성 시절 이승엽(현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집중 지도하며 ‘국민 타자’로 길러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백 전 감독은 지난 14일 오전 충남 천안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심폐소생술 뒤 혈압과 맥박을 회복했지만 뇌출혈로 위중한 상태가 이어졌다.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던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5일 오전 치료 중 별세했다.

 

 야구계가 슬픔에 잠겼다. 진심 어린 추모와 애도가 이어졌다. 구본능 전 KBO 총재, 김인식 전 야구 대표팀 감독, 김인석 LG 대표와 차명석 단장, 이만수 전 SK(현 SSG) 감독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는 코무라 마사루 대표이사 명의로 조화를 보내 고인을 기렸다.

 

 백 전 감독이 눈을 감은 날, 그라운드에도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KBO 10개 구단은 15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경기에 앞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LG는 SNS를 통해 “창단 첫 우승을 이끈 백 전 감독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고인의 노고와 열정을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던 한국 야구의 큰 별, 이제는 마음속 깊은 곳에 묻는다. 이승엽 코치는 “감독님은 소년 같던 내가 큰 꿈을 꾸고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신 분”이라며 “감독님께 배운 것들과 감독님께서 심어주신 자신감은 평생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일본 프로야구 전설 장훈은 “나보다 세 살 어린 소중한 후배이자 같은 시대를 함께 달려온 동료다.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며 “한·일 국교 정상화 이전 일본 프로야구에 뛰어든 개척자였다”고 돌아봤다.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한국프로야구의 시작부터 함께하며 한 시대를 빛내 주신 감독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