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집사 박기자가 간다] 톱질 ‘슥슥’ 망치 ‘땅땅’… 댕냥이집 ‘뚝딱’

-봉화목재문화체험장 ‘댕냥이 감성목공클래스’ 체험기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들이 강아지 하우스를 만들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들이 강아지 하우스를 만들고 있다. 박재림 기자

 

“땅 땅 땅 땅”

 

고즈넉한 산골에서 망치소리가 올곧게 울려 퍼진다. 이곳에서 사는 고양이는 별일 아니라는 듯 태평하게 단잠에 빠져 있다. 사람들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전동 톱으로 목재를 깎고 다듬거나 망치로 나사못 박기에 몰입해있다. 지난 14일 경북 봉화군 봉성면의 봉화목재문화체험장 풍경이다.

 

봉화는 예로부터 목재가 유명했다. 궁궐을 짓는데 쓰였다는 우리나라 최고 소나무 ‘금강송’'의 하나로, 봉화군 춘양면의 이름을 따서 ‘춘양목’이라고도 불렸다. 송진을 많이 품어 잘 썩지 않고, 속이 단단해 오래 쓸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지역의 자랑을 전시하고 또 모두가 체험할 수 있도록 2011년 말 문을 연 데가 이곳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이다. 아무래도 목재로 직접 여러 가지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라 지역민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도마, 서랍장, 상, 의자 등이 대표 아이템이다.

 

봉화목재문화체험장 입구 전경. 박재림 기자
봉화목재문화체험장 입구 전경. 박재림 기자

 

지난 7일부터는 반려동물 용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댕냥이 감성목공클래스’도 시작했다. 펫 목걸이(인식표), 펫 식기 받침대, 고양이 스크래처, 고양이 하우스, 강아지 하우스, 캣타워를 만들 수 있다. 소요시간, 제작비용, 난이도에 따라 원하는 걸 고르면 된다. 올해 연말까지 매주 월요일 휴장일을 제외한 화~일요일 오전(9~12시) 및 오후(1~6시) 진행되며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미리 고양이 스크래처 만들기 예약을 하고 이날 오후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을 방문했다. 스크래처는 발톱을 가는 습성이 있는 고양이를 위한 용품으로, 마침 반려묘들이 쓰는 골판지 스크래처가 거의 닳아서 딱이었다.

 

클래스 메이트들도 있었다. 강원 원주시에서 차로 약 1시간 반을 달려왔다는 반려견 ‘유월’과 ‘살라’의 가족들인 박혜연 씨와 딸 최윤희·윤빈 씨였다. 인터넷 기사를 보고 왔다는 이들은 반려동물 용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게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고 했다. 6월에 입양된 유월이와 유명 축구선수 모하메드 살라와 헤어스타일이 닮았다는 살라를 위해 하우스와 목걸이를 만들거라고.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강아지 하우스 제작에 대해 이대인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강아지 하우스 제작에 대해 이대인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대인 강사가 전통 톱으로 목재를 자르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대인 강사가 전통 톱으로 목재를 자르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날 클래스를 지도한 이대인 강사는 “반려동물용품 제작은 정규 프로그램이 된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꽤 많은 방문객이 찾았다”며 “그중엔 또 와서 다른 것도 만들어보겠다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강사는 준비된 재료 및 공구에 대한 설명에 이어 세심하게 체험을 도왔다. 최초 1회 시범을 보인 뒤 공구를 체험자에게 넘기고 직접 도전해보도록 하면서 보조 역할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위험도가 매우 높은 공구가 아닌 이상 웬만하면 직접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조립만 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직접 목재를 잘라도 보고 못도 박아보면서 나무를 느껴야 한다”며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 하나뿐인 것을 직접 만들고 또 사용한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웃어보였다.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강아지 하우스를 만들며 전동 드릴로 나사못을 박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강아지 하우스를 만들며 전동 드릴로 나사못을 박고 있다. 박재림 기자
고양이 스크래처 만들기 체험에 나서 이대인 강사의 도움을 받으며 판을 자르고 있다. 박재림 기자
고양이 스크래처 만들기 체험에 나서 이대인 강사의 도움을 받으며 판을 자르고 있다. 박재림 기자

 

고양이 스크래처는 비교적 난이도가 높지 않았다. 이 강사의 도움을 받아 목재판을 고양이 모양으로 자르고 구멍을 뚫어 두꺼운 끈을 둘둘 맸다. 그리고 고양이의 눈코입을 그려서 완성했다. 충분히 만족스럽긴한데 약 1시간 만에 다 만들어서 좀 감질났다. 애초에 스크래처 하나만 할 게 아니라 식기받침대도 신청을 할 걸 싶었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강아지 하우스에 도전한 박혜연 씨는 이내 혼자서도 뚝딱뚝딱 작업 속도를 높이며 멋진 나무 하우스를 지어냈다. 이 강사도 “재능이 있으시다”며 엄지를 세웠다. 두 딸이 강아지들의 이름을 새기자 약 3시간 만에 근사한 강아지집 한 채가 완성됐다. 윤희·윤빈 씨가 만든 목걸이도 퀄리티가 상당했다.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강아지 하우스를 만들며 망치질을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강아지 하우스를 만들며 망치질을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인식표 목걸이를 만들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인식표 목걸이를 만들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박 씨는 “너무 재밌고 뿌듯하다. 강아지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웃으며 “목재를 직접 다뤄본 건 처음인데 손으로 느껴지는 촉감을 잊지 못할 것 같다”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봉화군 측은 “반려동물 관련 체험 수요 증가에 맞춰 목재문화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며 “기존 생활소품 중심의 목공 체험에서 벗어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반려인 방문객 유치와 체험장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반려견 유월·살라가 직접 만든 강아지 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혜연 씨 제공
반려견 유월·살라가 직접 만든 강아지 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혜연 씨 제공
고양이 스크래처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고양이 스크래처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동물 동반 불가 아쉽지만… 마스코트 고양이 ‘나무’가 환영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은 반려동물과 동반은 불가능하다. 이곳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안전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 직접 방문해서보니 충분히 이해가 갔다. 공구를 사용해 작업을 할 때 반려동물이 깜짝 놀라기 쉬운 환경이었다. 그렇다고 함께 방문해서 반려동물을 자차에 두기엔 체험시간이 3시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기 어려웠다.

 

대신 이곳에는 마스코트 고양이 ‘나무’가 있다. 이곳 관계자가 최근 입양한 고양이로, 체험장의 ‘경비’ 역할을 한다고. 관계자가 직접 만든 집과 휴식장, 식기받침대, 인식표 목걸이를 쓰면서 관계자들과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다. 자유로운 영혼인 나무, 그리고 체험장 어딘가에 숨겨진(?) 나무의 집을 찾는 것도 방문객의 숨은 미션이 될 수 있다.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의 마스코트 고양이 ‘나무’. 박재림 기자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의 마스코트 고양이 ‘나무’.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강아지 하우스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강아지 하우스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인식표 목걸이를 꾸미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반려견 유월·살라 보호자가 인식표 목걸이를 꾸미고 있다. 박재림 기자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의 마스코트 나무. 박재림 기자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의 마스코트 나무. 박재림 기자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의 나무 자전거. 박재림 기자
봉화목재문화체험장의 나무 자전거. 박재림 기자
고양이 나무의 집과 식기 받침대. 이곳에서 직접 만든 작품이다. 박재림 기자
고양이 나무의 집과 식기 받침대. 이곳에서 직접 만든 작품이다. 박재림 기자
직접 만든 고양이 스크래처와 반려묘들. 박재림 기자
직접 만든 고양이 스크래처와 반려묘들. 박재림 기자

 

봉화=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