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의 시작은 서브다. 하지만 승부의 출발점은 리시브다. 어떻게 해내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달라진다. 2025~2026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 리시브 1위는 리베로 오재성(34·우리카드)이었다. 데뷔 11년째 한결같이 촘촘한 수비를 뽐내고 있다. 개인 통산 수비 성공 9위(6566개), 리시브 정확 10위(3617개)에 올라 있다.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가 오재성과 김영준의 ‘투 리베로’ 체제를 가동한 가운데 오재성은 어느 때보다 철저한 훈련과 상대 분석에 공을 들였다. 그는 “리베로에게 가장 중요한 건 리시브”라며 “상대 팀 서브 분석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코트 위에서는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리시브하기 좋은 위치를 잡은 게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오재성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2014~2015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데뷔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며 눈도장을 찍었고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늘 팀의 핵심 전력으로 뛰었다. 그는 “경기가 잘 되든 안 되든 그때의 느낌과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며 “영상도 많이 보고 리시브를 받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른 중반에 접어든 만큼 몸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쓴다. 그는 “서른 중반에는 기존 실력을 유지만 해도 성공이라고 본다”라며 “선배들을 보니 몸 관리가 철저하면 실력은 어디 가지 않더라”라고 했다. 이어 “여전히 내 민첩성은 떨어지지 않았다. 43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훈련을 하고 나면 20대만큼 피로도가 빨리 풀리진 않는다”라며 “비타민이나 한약도 잘 챙겨 먹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오재성에게 남은 꿈은 우승이다. 아직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만져본 적이 없다. 그는 “우승을 못 하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꽤 된다. 난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며 “우승한 팀들을 부러워한 적은 없었다. 어떻게 저 팀을 잡아서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우리카드에 첫 챔프전 우승을 안기겠다는 게 목표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우리카드와 자유계약(FA)으로 잔류했다.
선수 시절 숱하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박철우 우리카드 감독의 ‘우승 DNA’도 기대한다. 오재성은 “감독님의 우승 DNA를 받고 싶다”며 “한 번이 어렵지 한 번 물꼬를 트면 계속해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비시즌 훈련 강도는 어떨까. 그는 “어느 하나 쉬운 훈련이 없다. 너무 힘들다”라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감독님이 원하는 훈련을 100% 소화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인천=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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