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앞두고 역사 검증 논란…국중박 유물부터 하영 증조부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우리들의 밥상에 전시된 일반시국은. 뉴시스·독자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우리들의 밥상에 전시된 일반시국은. 뉴시스·독자 제공

제8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역사적 인물을 둘러싼 검증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전시한 작품이 친일 인사의 동명이인 작품일 가능성이 제기돼 철수한 데 이어 배우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까지 지속 확산되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검증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3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박물관은 특별전-우리들의 밥상에 전시했던 박원근(1912~1950)의 유묵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을 최근 철거했다. 박물관은 해당 작품을 충북 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이 쓴 글씨로 소개했지만, 최근 동명이인의 작품일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시를 중단했다.

 

문제가 된 작품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승병을 일으킨 영규대사의 말인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다’라는 뜻의 글귀가 담겨 있다. 박원근 지사는 일제강점기 항일 비밀결사인 삼인회와 신인구락부 등의 활동을 이끌며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당초 이 작품은 박원근 지사의 친필로 알려지면서 유족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유족 측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작품을 발견한 뒤 76년 만에 고인의 흔적을 마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박물관에 해당 작품의 박원근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된 박중양(1874~1959)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박중양은 일제강점기 중추원 참의와 황해도지사, 충북도지사 등을 지낸 인물로, 3·1운동 당시 진압에 나선 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정확한 내력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검증을 의뢰했다. 유홍준 관장은 “특별전 전시품의 검증 절차가 미흡했음을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역사적 인물을 둘러싼 논란은 연예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 하영은 최근 4대째 의사 가문이라는 집안 내력을 소개했지만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안상호가 이완용 등이 참여했던 친일단체 대정친목회에서 활동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영 측은 당초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 기록의 실재를 확인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하영은 지난 12일 직접 사과문을 냈다.

 

다만 조상의 행적과 후손의 책임을 어디까지 연결해야 하는지를 두고는 별도의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하영을 향한 비판과는 별개로 조상의 행위를 후손에게 책임지우는 방식의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과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역사적 인물과 관련한 기록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