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등산·헬스·골프 등 생활체육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운동 후 무릎이나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잖다.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던 사람이 체중 감량이나 체력 관리를 위해 갑자기 운동 강도를 높였을 때는 관절과 주변 근육·인대·힘줄에 예상보다 큰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러닝이나 하이록스, 크로스핏처럼 기록형 운동이 인기를 끌면서 ‘운동을 쉬어야 할 정도는 아닌데 계속 신경 쓰이는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문제는 이를 운동 후 나타나는 흔한 근육통으로 생각해 그대로 운동을 이어가는 경우다.
가벼운 근육 피로는 충분히 쉬면 수일 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관절이 붓거나 특정 자세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반복되고, 무릎이 걸리는 느낌이나 어깨 운동 범위가 줄어드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관절 내부 구조물의 문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박세원 경산중앙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운동 후 생긴 통증이 모두 관절 손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증이 반복되거나 관절 기능이 이전과 달라졌다면 단순 근육통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와 동작, 부종 여부 등을 확인해 관절염인지 연골·인대·힘줄 등의 손상인지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닝 후 무릎 앞·안쪽 통증…원인도 제각각
러닝이나 등산처럼 무릎을 반복적으로 굽혔다 펴는 운동은 관절에 지속적인 하중을 준다. 특히 러닝은 한 발로 체중을 지탱하는 동작이 반복되기 때문에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잘못된 자세로 달릴 경우 무릎 주변 조직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
무릎 통증은 아픈 위치와 발생 상황에 따라 원인이 달라질 수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 앞쪽이 아프다면 슬개대퇴관절 주변의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러닝이나 점프 동작 이후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중장년층에서는 무릎 안쪽 통증이 퇴행성 변화와 연관되는 경우도 있다.
운동 중 무릎이 순간적으로 비틀린 뒤 통증과 부종이 발생하거나, 무릎 안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반복된다면 반월상연골판 손상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무릎이 꺾였다면 인대 손상 여부도 확인이 필요하다.
퇴행성관절염 역시 대표적인 무릎 질환이다. 관절 표면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차 손상되면서 통증과 염증, 운동 범위 감소가 나타난다. 초기에는 오래 걷거나 운동한 뒤에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진행될수록 계단 이용이나 평지 보행 같은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박 과장은 “통증이 있다고 곧바로 관절염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젊은 연령에서도 과도한 운동이나 외상으로 연골·인대 손상이 생길 수 있고, 중장년층에서는 기존 퇴행성 변화에 운동 부담이 더해져 통증이 드러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벤치프레스·골프스윙 후 어깨통증도 구분해야
어깨는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다양한 구조물이 함께 움직이는 관절이다. 웨이트트레이닝과 골프, 테니스, 수영처럼 팔을 머리 위로 반복해서 들어 올리거나 강하게 회전시키는 운동에서는 회전근개와 주변 힘줄에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가령 벤치프레스나 숄더프레스에서 무게를 지나치게 높이거나 팔꿈치와 어깨 위치가 흔들리면 어깨 앞쪽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 골프 역시 반복적인 스윙 과정에서 어깨 관절과 회전근개에 지속적인 회전력이 가해진다.
중장년층에서 어깨가 아프면 흔히 ‘오십견’을 떠올리지만 실제 원인은 다양하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에 염증과 유착이 생기면서 통증과 함께 운동 범위가 크게 줄어드는 질환이다. 반면 회전근개 손상은 팔을 들어 올릴 때 특정 구간에서 통증이 심하거나 힘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힘줄에 석회가 침착되면서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 아픈 쪽으로 돌아누울 수 없거나, 옷을 입거나 머리를 감는 동작이 힘들어지고, 팔을 들어 올릴 때 이전보다 힘이 빠지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쉬어도 계속 아프다면
관절 통증 치료는 원인과 손상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초기에는 운동량을 조절하면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재활운동 등을 통해 통증과 염증을 줄이고 관절 주변 근육 기능을 회복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운동을 완전히 중단하기보다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을 줄이고 현재 상태에 맞춰 강도와 운동 종류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연골이나 반월상연골판 등 관절 내부 구조물에 손상이 있고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나 걸림 증상이 지속될 경우 관절경수술을 검토하기도 한다. 관절경수술은 작은 절개를 통해 관절 내부를 확인하면서 손상된 구조물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퇴행성관절염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 연골 손상이 광범위하고 관절 변형이 심해 보행이나 계단 이용 등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우며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영상검사에서 관절염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수술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연령과 활동량, 통증 정도, 관절 운동 범위, 일상생활 불편 정도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박 과장은 “정형외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아프면 수술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손상이 어느 단계인지 판단하는 것”이라며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관리할 수 있는 경우가 많고, 구조적인 손상이 있거나 관절염이 진행됐을 때는 관절경수술이나 인공관절수술 등 필요한 치료를 단계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 후 통증이 수일 이상 반복되거나 관절이 붓는 경우, 밤잠을 방해할 정도로 아픈 경우, 무릎이 잠기거나 힘이 빠지는 경우, 어깨를 들어 올리기 어렵게 된 경우에는 운동을 계속하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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