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7관왕을 달성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에는 그리스 신화로 돌아왔다.
지난 5일 국내 개봉한 영화 '오디세이'는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작품은 글로벌 오프닝 수익만 2억6410만 달러(한화 약 3645억5800만원)를 기록하며 개봉 4일 만에 제작비를 회수했고, 국내에서도 개봉 6일 만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그리스 최고의 지략가로 꼽히는 오디세우스이지만 그의 귀향길은 순탄치 않았다. 식량을 얻기 위해 잠시 들렸던 섬에서 외눈박이 괴물 ‘키클롭스’를 만난 오디세우스는 괴물의 눈을 찌르고 탈출에 성공한다.
문제는 키클롭스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이후 포세이돈의 분노를 산 그는 폭풍우와 괴물, 유혹이 도사린 바다를 10년 가까이 떠돌게 되고, 고향에서는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가 생사조차 모른 채 그를 기다린다.
신화를 현실적으로 구현한 이번 영화에서 다양한 신화 속 괴물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바다를 항해하며 연출되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다. 산더미 같은 파도가 뱃머리를 덮치고, 선원들은 물벼락을 맞아가며 필사적으로 노를 젓는다. 폭풍우에 배가 기울고 부서지는 장면들은 오디세우스의 10년 표류가 얼마나 가혹한 시간이었을지 실감하게 한다.
또한 다양한 항해 장면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약 오디세우스와 선원들의 항해가 실제였다면 어깨 질환이 발생하고도 남지 않았을까.
노를 젓는 동작은 팔을 들어 올리고 당기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만큼 어깨 관절 주변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어깨 관절을 감싸며 팔의 회전과 안정성을 담당하는 회전근개파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면서 팔의 회전과 안정성을 담당하는 4개의 근육과 힘줄을 말한다. 반복적인 동작으로 어깨에 부담이 누적되면 힘줄이 손상되거나 파열되는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들어 올릴 때 나타나는 통증이다. 밤에 통증이 심해져 아픈 쪽으로 눕기 어렵거나, 어깨에 힘이 빠져 물건을 들거나 옮기는 동작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오디세우스처럼 거친 바다에서 노를 젓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은 물론, 배드민턴·골프·수영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회전근개파열은 심한 경우가 아닐 경우 비수술 치료법으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으며, 한의학에서는 침·약침과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을 활용한 한의통합치료로 통증과 기능 저하를 관리한다.
실제 자생한방병원이 국제학술지 ‘익스플로어(EXPLOR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회전근개파열로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입원 환자 288명의 통증 수치(NRS; 0~10)가 입원 당시 5.8에서 퇴원 시 3.5로 낮아졌고, 어깨통증장애지수(SPADI; 0~100)는 51.48에서 37.76으로 개선됐다.
어깨 관절가동범위를 평가하는 6가지 검사에서도 모두 유의미한 호전이 확인됐다. 퇴원 후 평균 2년 8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SPADI가 24.26까지 낮아져 치료 후 기능 개선이 장기간 유지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오디세우스에게 10년의 항해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서 그는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며 수많은 위기를 견뎌냈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에게는 통증을 참고 버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반복적인 작업이나 운동 뒤에는 어깨를 충분히 쉬게 하고,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생긴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거친 파도를 이겨내는 영웅의 어깨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어깨를 만드는 일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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