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내용이 그렇게 좋지 않다.”
한화 불펜진이 흔들릴수록 생각나는 이름이 있다. 바로 김서현(한화)이다. 지난 시즌 활약만 보면 명확하다. 좋은 신체조건에 150㎞대의 강속구를 겸비한 불펜 자원이다. 제 컨디션만 되찾는다면 곧바로 1군에 등록될 카드다. 갖가지 돌파구를 찾아 나섰지만 여전히 답을 구하지 못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의 시름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최근 투구 내용을 보면 기복이 뚜렷하다. 12일 경산볼파크서 열린 퓨처스리그(2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한 뒤 볼넷 1개를 내줬으나, 다음 타자를 2루수 땅볼로 솎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SSG전(⅔이닝 4볼넷 2실점)에 비하면 안정된 모습이다. 하지만 2사 이후 볼넷을 허용하는 등 영점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제구 과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올 시즌 성적표는 처참하다. 12경기에 등판해 1승2패1세이브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12.38(8이닝 11자책점)까지 치솟았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3.00에 달한다. 지난 시즌 KBO리그 세이브 부문 전체 2위(33개)에 올랐던 위용은 온데간데 없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22경기 2승1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15(26이닝 12자책점)으로 저조했다. 사사구는 무려 32개(볼넷 27개, 몸에 맞는 볼 5개)나 허용했다.
슬럼프 탈출을 위해 안해본 게 없을 정도다. 충남 서산 2군 캠프에서 체중을 8kg 감량했다. 중심 이동을 원활하게 해 투구 밸런스와 제구를 잡겠다는 의지였다. 지난달 9일에는 일본 지바현의 스포츠 과학 훈련 시설인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스 랩에 입소해 약 3주간 정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구 폼과 릴리스포인트를 철저히 교정 받았다.
김 감독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 불펜진에 변화를 준다면 서현이나 우주가 1군으로 콜업 될 것”이라면서도 “서현이는 (한국에) 와서 내용이 그렇게 좋지 않았고, 우주는 폭염 여파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1~2경기 던지는 걸 보고 코칭스태프와 이야기 나눠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서현의 부진은 팀에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불펜진이 올 시즌 내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전반기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02다. 후반기 18경기에선 평균자책점이 6.66으로 폭등했다. 10개 구단 중 9위에 해당하는 최하위권 성적이다. 지난해 불펜진의 평균자책점(3.63)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한화에 남은 시간은 약 2개월. 가을야구를 위해 스퍼트를 해야할 시점이지만 확실한 불펜 카드의 부재는 발목을 잡고 있다. 이 꼬인 실타래를 풀어줄 적임자는 김서현이다. 제구 안정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의 1군 복귀 시계는 더디게 흐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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