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하영 ‘친일 후손 논란’ 일파만파, 작품 홍보 올스톱…여론몰이 자제 목소리도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m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m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는 홍보에 급제동이 걸렸고, 광고계는 손절에 나섰다. 동료 배우와 차기작까지 불똥이 튀는 양상이다.

 

◆작품 홍보 사실상 전면 중단→광고계 손절

 

당초 오는 14일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은 하영의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 논란 이후 하영이 취재진과 처음 만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인터뷰를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작품 홍보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양측의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뷰 다음날이 광복절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영의 인터뷰 취소가 결정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예정됐던 동료 주연 배우 정해인의 인터뷰마저 취소됐다. 논란의 한복판에 선 하영이 인터뷰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해인 홀로 언론 인터뷰에 나서기에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극 중 복싱코치로 변신한 정해인은 액션부터 코믹, 로맨스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호평을 바탕으로 캐릭터와 연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풀어낼 시기였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로 홍보 일정 자체를 멈춰 섰다.

 

넷플릭스 자체 홍보 웹예능 또한 공개 시기를 늦췄다. 지난 6일 정해인과 하영이 출연한 넷플릭스 유튜브 콘텐츠 1편이 공개된 후 10일 2편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별다른 공지 없이 공개를 미루고 있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KBS2)도 하영과 정해인이 출연한 지난 7일 방송분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고,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에 업로드된 클립 영상 또한 모두 비공개 처리했다. 지난 7일 작품 공개 이후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아야 할 시점에 배우 개인을 둘러싼 논란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정작 작품과 출연진이 쌓아온 성과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차기작 또한 불똥을 맞았다. 하영은 내년 방영 예정인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SBS)에서 배우 이제훈과 함께 주연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하영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드라마 또한 골머리를 앓게 됐다. 현재 촬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 이제 와서 캐스팅을 대체하기도 어렵다. SBS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사안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광고계 또한 하영 손절에 나선 모습이다. 의류 브랜드 아티드는 지난해 하영이 촬영한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공식 채널에 공개됐던 하영 출연 삼성 아트 TV 관련 영상도 비공개 처리됐다. 친일파 후손이라는 치명적인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있는 만큼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기업들이 선제적인 손절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발언까지 파묘…“친일파 단정은 위험” 목소리도

 

하영은 방송에서 “증조할아버지께서 양의학을 일본에서 배워오시고 한국에서 개원하신 첫 의사셨다고 들었다. 고종 황제를 진료하시기도 했다”며 할아버지·아버지·언니로 이어지는 4대 의사 가문이라고 언급했다. 따로 증조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방송 이후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했던 안상호로 알려지면서 친일 행적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확인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대정친목회는 조선인 상류층으로 이뤄진 친일단체다.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이완용이 고문을 맡았으며 일제의 일선융화(일본과 조선을 하나로 융합) 정책에 앞장섰다.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기사 인터뷰에서는 안상호가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뒤 일본식 생활 방식을 따르고 있다며 “일본 사람과 똑같고 지금도 조선 옷은 한 벌도 없다”, “집에서 조선말도 거의 쓰지 않고, 밖에서 조선 사람과 가깝게 지내지도 않는다”라고 말한 내용이 실렸다.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갈수록 파묘되는 가운데 하영의 SNS에는 비판 댓글이 줄지어 달리고, “본가에 냉장고가 5대인데 안 먹어서 매일 썩는다” 등 과거 발언 하나하나가 재조명되고 있다. 다만 하영의 증조부를 친일파로 단정해 후손까지 비판하는 여론몰이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안상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이름이 등재되지 않았다. 역사학자인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은 “친일 부역 행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특정 단체에 들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배우의 잘못이라면 그러한 가족사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진실한 반성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누군가를 쉽게 친일파라고 단정해버리며 과거사에 있었던 너무나 많은 이들이 친일파가 될 것이고, 결국 친일 부역의 기준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비판하고 기억해야 하는지 그 기준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디까지를 ‘후손’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 보다 명쾌한 기준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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