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 달래기 급급…블랙핑크, 떠들썩한 10주년 [SW이슈]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의 데뷔 10주년이 팬들의 거센 항의와 멤버들의 뒤늦은 수습으로 얼룩졌다.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치부하기엔 씁쓸한 K-팝 대표 걸그룹의 기념일이다.

 

올 초 월드투어 데드라인(DEADLINE)을 마친 블랙핑크 멤버들은 완전체 활동을 뒤로하고 본인의 자리로 돌아갔다. 소속사도, 활동 영역도 달리하며 저마다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지수는 올 초 넷플릭스 ‘월간남친’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만났고, 제니는 최근 솔로 가수로 코첼라 무대에 섰다. 리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식 무대를 장식했고, ‘아파트’ 열풍을 일으킨 로제 역시 국내외를 오가며 톱 셀럽이자 뮤지션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 가운데 블랙핑크의 데뷔 10주년을 맞아 팬 플랫폼 위버스에 팬들과의 만남(밋앤그릿) 공지가 올라왔다.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블링크(팬덤명)를 대상으로 단 40명만 추첨으로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유튜브 구독자 1억 명을 넘기고 전 세계를 무대로 월드투어를 펼치는 블랙핑크의 명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었다. 장소조차 정해지지 않은 데다, ‘스케줄이 가능한 일부 멤버만 참여할 예정’이라는 유의사항까지 더해지며 팬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각자 활동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블랙핑크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다. 부침이 심한 가요계에서 톱 그룹의 자리를 지킨 채 10주년을 맞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블랙핑크로 데뷔해 이 자리에 올랐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관련 일정이 좀처럼 공지되지 않아 팬들의 불만이 커지던 시점에 뒤늦게, 그것도 급조한 듯한 이벤트 소식이 전해졌다. 하루 일정조차 조율하지 못해 일부 멤버가 불참한다는 소식에 팬들은 속을 끓였다.

 

더욱이 해외 각지에서 목격담이 올라오며 멤버 전원이 한국에 모이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이어지자 팬들의 실망은 더욱 커졌다. 리사와 로제의 불참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는 다급히 전원 참석을 발표했다.

 

행복한 10주년을 기념하기보다는 수습에 급급한 모양새가 됐다. 맏언니 지수가 먼저 나서 팬심을 달랬다. 데뷔일인 8일 오전 팬 플랫폼에 글을 올려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힘든 순간에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었는데 많은 블링크가 속상해하니까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블랙핑크를 이렇게 빛나게 해 준 건 블링크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며 ”10주년 축하해 줘서 고맙고, 큰 섭섭함을 안겨주게 된 것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같은 날, 네 멤버는 먼저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만났다. 로제가 미리 준비한 케이크와 꽃다발을 멤버들에게 선물하며 분위기를 띄우려 했지만 어색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지수는 방송에서 또 한 번 사과하며 “원래는 많은 분과 함께하고 싶었는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섭섭한 마음이 있는 블링크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10주년 행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됐다. 블랙핑크는 지난 2월 앨범을 발표하며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번 10주년에도 박물관 상품 브랜드 뮷즈와 헤리티지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이런 인연이 장소 선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추첨된 40여 명의 팬이 참석했고, 블랙핑크는 이들에게 직접 꽃다발을 나눠주며 커다란 케이크로 짧은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팬들에게 포착된 지수의 퇴근길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차량에 탑승한 지수는 팬들을 향해 인사하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맏언니의 무게가 느껴진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며 착잡한 반응을 보였다.

 

블랙핑크는 2016년 8월 8일 ‘휘파람’ 데뷔해 K-팝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지난 10년간 블랙핑크는 음악과 패션 등 각 분야의 트렌드를 이끄는 세계적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하지만 몸집을 키우는 사이 정작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는 소홀했다. 씁쓸한 뒷맛을 남긴 10주년이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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