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더위, ‘생존’ 영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국이 가마솥처럼 끓고 있다. 40도 가까이 치솟은 극한의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상황. 기상청은 야외활동 및 실외 작업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생업을 내려놓을 수도 없는 노릇. 곳곳에서 비상 버튼이 눌리고 있다. 스포츠계도 예외는 아니다. 실외 스포츠의 경우 ‘폭염과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력 저하를 떠나, 선수 및 관중, 관계자들의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
최대 직격탄을 맞은 곳 중 하나는 프로야구다. SSG와 LG의 맞대결이 펼쳐진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경기 도중 한 20대 관중이 어지러움을 느끼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심판진은 경기를 잠시 중단시켰다(약 9분). 구급대원들이 투입돼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끝에, 해당 관중은 의식을 회복했다. 끝이 아니다. 경기 종료 직후에도 또 한 명의 관중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현장에서 접수된 온열질환은 총 25건이었다. 그 중 중증은 2건이었다.
공교롭게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폭염 단계에 따른 경기 운영 기준을 세분화한 첫 날부터 사고가 발생했다. KBO는 기상청의 폭염 특보 발효 기준에 따라 경기 지연 개최 및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폭염중대경보(하루 최고 체감온도 38도 또는 최고 기온 39도 이상)가 발효되면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잠실(NC-두산전), 광주(KT-KIA) 경기가 취소됐다. 다만, 폭염경보만 발효된 인천은 그대로 경기가 열렸다. 지난 2일 경남권에 찜통더위가 휘몰아쳤을 당시에도 창원(KIA-NC) 경기는 취소되고 부산(삼성-롯데) 경기는 지연 개시된 바 있다.
종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데일리 실외 스포츠는 더위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는 기본적으로 팀별로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마라톤이다. 일주일에 6경기씩 치르는 강행군을 펼친다.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프로축구서 상대적으로 폭염 이슈가 덜 부각된 배경이다. 포수 손성빈(롯데)은 지난달 31일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1이닝 만에 교체됐다. 두통과 구토, 미열 증세가 이어진 까닭이다. 당시 그라운드는 최고 70도 이상까지 올랐다.
시야를 넓히면 위험지수는 더 높아진다. 퓨처스리그(2군)는 사정이 더 시급하다. 혹서기인 7~8월 동안 선수단 컨디션 관리를 위해 서머리그를 가동하지만, 모든 경기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른 경기에 시작되는 경기도 있는 데다, 시설 측면서 1군과 비교해 크게 열악하다. 지난 3일 함평서 열린 롯데와 KIA의 2군 경기는 양 팀 합의 아래 5이닝만 진행했다. 아마추어 쪽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아직까지 폭염이나 온열질환에 대한 구체적 조항조차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온뿐 아니라 습도, 그라운드 상태 등 여러 요소들을 점검해야한다는 지적이다. KBO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5~6일 프로야구 전 경기(2군 포함)를 취소했다.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개최, 폭염 관련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기상청, 선수협 측도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KBO는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