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원(삼천리)의 왕좌 수성이냐, 김민솔(두산건설)과 박민지(NH투자증권)의 새 역사냐. 뜨거웠던 전반기를 지나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제주서 경쟁의 온도를 다시 높인다.
올 시즌 18번째 대회이자 하반기 첫 무대인 제13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6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6767야드)에서 열린다. 총상금은 10억원, 우승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자격자 124명과 추천 선수 4명 등 총 128명이 출전한다.
시선은 디펜딩 챔피언 고지원에게 향한다. 올 시즌 더 시에나 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통산 3승을 채운 그는 전반기 마지막 대회인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서도 공동 7위에 오르며 하반기 재출발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무엇보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고지원의 도약이 시작된 무대이기도 하다. 제주 출신인 그는 지난해 고향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하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올해도 트로피를 품으면 2019·2020년 유해란(다올금융그룹) 이후 6년 만이자 대회 사상 두 번째 2연패를 달성한다.
‘지키려는 자’의 각오를 되새긴다. 고지원은 “처음 맞는 타이틀 방어전이라 설렌다. 특별한 대회인 만큼 욕심도 크다”며 “휴식기 동안 몸 상태와 샷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슈퍼루키’ 김민솔이 반대 편에 선다. 전반기 14개 대회에서 한 번도 컷 탈락하지 않고 3승과 준우승 1회, 3위 1회를 수확했다. 상금과 대상포인트, 신인상포인트, 평균타수, K랭킹 등 주요 5개 부문서 모두 선두다.
우승을 추가하면 임희정·백규정·신지애·이미나가 나란히 보유한 신인 시즌 최다 3승을 넘어 사상 첫 ‘4승 신인’으로 우뚝 서게 된다. 현재 상금도 9억8452만원으로, 박민지가 2021년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15억2137만원을 쫓고 있다.
김민솔은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매 순간 내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얻은 경험을 살려 제주 바람과 코스에 빠르게 적응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지 역시 ‘약속의 땅’을 꿈꾼다. 그가 바라보는 숫자는 ‘21’이다. 지난 5월 MBN 여자오픈 최종일 5타 차 열세를 뒤집고 통산 20승을 채워 역대 최다승 타이를 이룬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서면 누구도 오르지 못한 단독 최다승 고지를 밟는다.
한 번의 우승으로 두 개의 이정표를 동시에 품을 수도 있다. 박민지의 현재 투어 통산 상금은 68억4866만5000원에 달한다. 제주에서 승전고를 울릴 시 KLPGA 투어 최초로 개인 통산 상금 70억원까지 돌파한다.
물론 ‘유관 DNA’를 품은 경쟁자들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2승으로 대상과 상금 2위에 오른 서교림(삼천리)은 김민솔 추격에 속도를 낸다. 3년 전 같은 코스서 열린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우승자 이예원(메디힐)은 좋은 기억을 등에 업고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김민선7·임진영(이상 대방건설), 유현조(롯데), 고지우(삼천리)는 나란히 2승 고지를 바라본다. 2022년 이 대회 정상에 섰던 지한솔(동부건설)은 4년 만의 우승컵 탈환에 도전한다.
한편 필드 위 승부를 가를 변수도 점쳐진다. 바로 제주 바람과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버뮤다 잔디다. 공이 러프에 잠기면 샷 난도가 크게 높아지는 만큼, 페어웨이를 지키는 정확성이 하반기 첫 우승자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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