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희망로드③] 아빠 손 잡고, 프로 선수와 뛰고… 코트에 피어난 농구의 꿈

-KBL 찾아가는 농구클리닉 in 원주… 지난 주말 성황리 열려
-DB 조은후 이윤기 등 직접 참여… '히트맨' 김승찬 코치 강사
-참여 학생 "코트에서만 보던 선수들 만나 기뻐… 또 참가하고 싶다"

 한여름의 원주,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코트에 농구공 튀는 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였다. 농구 꿈나무들은 프로 선수들과 같은 코트를 누비며 꿈을 키웠고, 부모들은 어느새 아이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추억을 쌓았다. 그리고 프로 선수들은 자신들이 어린 시절 품었던 설렘을 다음 세대에게 건넸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1, 2일 강원도 원주 DB 프로미 아레나 보조체육관에서 ‘2026 KBL 찾아가는 농구클리닉 in 원주’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단순한 농구 교실이 아니다. KBL이 농구의 미래를 만나러 가는 여정이다. 서울·경기 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대구, 창원, 울산, 원주, 부산 등 전국 연고지로 확대됐다. 농구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스포츠의 즐거움을 알리고, 프로 선수들과의 만남을 통해 종목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다. 더 나아가 연고지에 뿌리를 내리고 농구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KBL의 작은 씨앗이기도 하다.

 

 첫날 행사에는 초등 3, 4학년, 둘째 날에는 5, 6학년 각각 20명의 학생과 부모가 참가했다. 농구 크리에이터 히트맨으로 활동 중인 김승찬 스킬 트레이너 코치가 메인 강사로 나섰고, 프로농구 DB 소속 조은후, 이윤기, 이유진, 백승엽이 아이들과 함께 코트를 누볐다. 드리블과 패스, 레이업 슛을 배우는 시간보다 더 빛났던 것은 아이들의 표정이었다.

 

 아이들의 부푼 기대 속에 시작한 행사는 히트맨의 구령에 맞춰 몸을 푸는 시간을 가졌다.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도 멈출 줄 모르고 코트를 누비는 아이들에 엄마, 아빠의 표정도 이내 웃음 가득이다. 프로 선수가 바로 옆에서 이름을 불러주고, 자세를 잡아주고, 하이파이브를 건네는 순간마다 체육관은 환한 미소로 물들었다.

 아들 박시율(서원초 6학년) 군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현규 씨는  “평소에도 아들과 운동을 자주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함께 미션을 수행하고, 같은 팀이 돼 뛰다 보니 훨씬 즐거웠다”고 전했다. 박시율 군 역시 “DB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원래도 DB 팬이었는데 가까이에서 보고, 같이 경기하고, 사인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아빠와 드리블 대결도 했는데, 질 줄 몰랐다”며 수줍게 웃은 뒤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있으면 꼭 아빠와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KBL이 이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구를 잘하는 선수 한 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농구를 좋아하는 아이 한 명을 더 만드는 것. 이날 행사를 이끈 히트맨 김승찬 코치는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는 매일 혼났다”며 “그래서 시작 자체를 바꾸고 싶었다. 농구를 재미있게, 친근하게 알려주고 싶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우리가 이렇게 작은 노력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바뀔 거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KBL에서 이 행사에 참여해 달라고 연락이 왔을 때 너무 좋았다. 기꺼이 참가하겠다고 했다”며 “이런 행사가 더 많아져서 아이들이 농구를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의 마지막은 더욱 특별했다. 첫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DB 조은후와 이윤기는 참가 학생 전원에게 농구화를 선물하겠다는 깜짝 약속을 내놨다. 예상치 못한 선물에 아이들은 환호했고, 학부모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조은후는 “내가 어릴 때 정말 해보고 싶었던 걸 지금 아이들이 하고 있다. 당시에는 이런 행사 자체가 없어 기회가 없었다”며 “아이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하루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윤기 역시 “가르친다기보다 아이들과 함께 논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오늘의 경험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구화 한 켤레에는 단순한 선물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농구공에 꿈을 담은 소년이 어느덧 누군가의 꿈이 되어 다시 희망을 건네는 순간이었다. 조은후는 “저 아이들이 나중에 또 선수가 되거나, KBL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게 될 것”이라고 웃었다. 원주 체육관을 가득 채운 웃음소리. 어쩌면 KBL이 그리고 있는 한국 농구의 미래가 내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였는지도 모른다.

 

글·사진/원주=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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