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터제파타이드가 체중과 혈당, 지방간을 개선하더라도 비대해진 지방조직 안에 남은 염증과 섬유화까지 충분히 되돌리지는 못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겉으로는 체중과 대사 수치가 정상화돼도 지방조직 내부에는 만성 염증의 흔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터제파타이드는 최근 비만 주사로 많이 알려진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주성분이다.
서미혜 순천향대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대한내분비학회 학술지 ‘내분비학과 대사(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계원 순천향의생명연구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지방식이를 통해 비만을 유도한 생쥐에게 터제파타이드를 25일간 투여했다. 이후 조직 염색과 유전자 발현 분석, 유세포분석 등을 통해 지방조직과 간 조직의 염증·섬유화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터제파타이드를 투여한 생쥐는 체중과 체지방량이 유의하게 줄었고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했다. 고혈당과 내당능 장애도 정상 수준으로 개선돼 항비만·항당뇨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지방조직에서는 체중이 감소한 뒤에도 면역세포 침윤과 콜라겐 축적, 섬유화 관련 신호전달경로의 활성화가 지속됐다. 지방조직 내부의 염증과 흉터처럼 굳는 변화가 체중 감소만으로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고도비만 생쥐의 체중을 20% 이상 줄인 추가 실험에서도 나타났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간 조직의 염증과 섬유화는 뚜렷하게 개선됐다. 같은 약물을 투여하더라도 지방조직과 간이 서로 다르게 반응한 셈이다.
연구팀은 면역세포인 대식세포의 반응 차이에 주목했다. 간의 대식세포는 터제파타이드 투여 후 염증 반응이 줄어든 반면, 지방조직에 상주하는 대식세포는 오랜 대사 스트레스로 이미 활성화된 상태여서 약물에 대한 반응이 낮았다.
서 교수는 “터제파타이드는 체중과 혈당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약제지만 지방조직의 염증과 섬유화는 체중 감소만으로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장기간 투여했을 때 지방조직 리모델링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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