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치료, 식습관·운동만으로 가능할까?

변비가 나타날 경우 가장 먼저 물을 많이 마시고 채소를 충분히 먹거나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수분과 식이섬유 섭취,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변비를 예방하고 개선하는 기본적인 생활습관이다. 그러나 모든 변비가 단순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원인과 유형에 따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

 

변비는 배변 횟수가 적은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배변 횟수가 3회 미만이거나 대변이 지나치게 딱딱한 경우, 배변할 때 과도하게 힘을 줘야 하는 경우도 변비에 해당할 수 있다. 대변을 본 뒤에도 남아 있는 듯한 불완전 배변감이나 항문이 막힌 듯한 폐쇄감이 반복되는 경우 역시 변비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변비의 대부분은 특별한 기질적 질환이 확인되지 않는 기능성 변비다. 이 가운데 대장의 움직임이 느려 대변이 장 안에 오래 머무르는 ‘서행성 변비’가 있을 수 있다. 또 배변할 때 골반저 근육과 항문 괄약근이 적절히 이완되지 않는 ‘배출장애형 변비’도 있다. 복통이나 복부팽만이 함께 나타나는 과민성장증후군 역시 변비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 대장 종양이나 협착, 염증성 장질환, 직장탈출과 같은 소화기 질환 때문에 변비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전해질 이상, 신경계 질환 등 전신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부 진통제와 항우울제, 철분제, 제산제 등 복용 중인 약물이 장운동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변비가 지속된다면 생활습관뿐 아니라 기저질환과 약물 복용 여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변비 치료의 기본은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적절한 식이섬유 섭취다. 다만 평소 섬유소를 적게 먹던 사람이 갑자기 섭취량을 크게 늘릴 경우 오히려 가스와 복부팽만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다. 걷기와 같은 규칙적인 운동은 장운동을 돕고, 아침 식사 후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변의를 지나치게 참지 않고 발 받침대를 이용해 무릎을 골반보다 높게 유지하는 자세도 배변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김효훈 경주속내과 원장
김효훈 경주속내과 원장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변비 유형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대변 부피를 늘리는 팽창성 하제, 장내 수분을 증가시키는 삼투성 하제, 대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제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약제는 환자의 나이와 기저질환, 변비의 원인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장기간 임의 복용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배변 시 항문이 막히는 느낌이 강하거나 손으로 항문 주변을 누르는 등 보조 동작을 해야 대변이 나오는 경우 골반저 기능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때는 단순히 변비약을 늘리는 것보다 직장항문내압 검사, 풍선배출 검사, 배변 조영술 등을 통해 배출장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골반저 근육의 잘못된 움직임을 교정하는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변비와 함께 혈변,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빈혈, 지속적인 복통이나 구토가 나타나거나 갑자기 배변 습관이 달라진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대장내시경이나 영상검사를 통해 대장 종양, 협착, 염증, 장폐색 등의 기질적 질환을 확인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훈 경주속내과 원장은 "변비는 흔한 증상이지만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닐 수 있는데 증상이 반복되거나 배변 과정에서 폐쇄감 및 불완전 배변감이 지속된다면 변비약에 의존하기보다 정확한 원인과 유형을 확인해야 한다"며 "원인에 맞는 검사와 치료가 이뤄질 때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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