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주연이 매일 바뀌는 진격의 KT… 누구든 해결사가 된다

매 경기 다른 해결사가 승부처를 책임진다는 점이 프로야구 KT 상승세의 동력이다. KT 선수단이 지난 1일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에서 7-4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KT 위즈 제공
매 경기 다른 해결사가 승부처를 책임진다는 점이 프로야구 KT 상승세의 동력이다. KT 선수단이 지난 1일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에서 7-4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KT 위즈 제공

 

에이스가 마운드를 지배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중심타선이 숨을 고를 때는 백업과 하위 타순이 승부를 가른다.

 

파죽지세를 내달리는 프로야구 KT에는 정해진 주인공이 없다. 매 경기 새로운 얼굴이 결정적인 순간을 책임진다. 특정 몇몇에게 의존하지 않는 저력이 마법사 군단을 기어코 선두까지 밀어 올렸다.

 

KT는 3일까지 후반기 14경기서 12승1무1패를 거두며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이 시기 승률만 무려 9할(0.923)을 넘어간다. 전반기를 3위로 마쳤지만 불과 2주 만에 삼성과 LG를 따라잡고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한 배경이다.

 

지난달 26일 롯데에 1-15로 크게 패해 9연승(전반기 포함)이 끊긴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6연승으로 반등하며 지금의 상승세가 단순한 반짝 질주가 아님을 보여줬다.

 

KT 고영표가 지난 2일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에서 이닝을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고영표가 지난 2일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에서 이닝을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외야수 샘 힐리어드(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 도중 홈을 밟은 뒤 허경민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외야수 샘 힐리어드(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 도중 홈을 밟은 뒤 허경민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질주의 중심에는 고영표와 샘 힐리어드가 있다. 고영표는 후반기 3경기에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겼다. 20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고, 볼넷은 단 1개만 허용한 채 삼진 24개를 솎아냈다.

 

힐리어드는 현시점 10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다. 후반기 최다인 홈런 9개와 22타점을 쓸어 담으며 집중 견제 속에서도 타선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투타의 확실한 축이 버티는 가운데 다른 선수들이 바톤을 이어받듯 결정적인 순간을 장식하는 것이 KT 질주의 힘이다.

 

이른바 ‘영웅 릴레이’는 직전 한화와의 홈 3연전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첫날인 지난달 31일엔 포수 한승택이 3-3으로 맞선 6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튿날 내야수 오윤석이 만루에서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2루타를 터뜨려 3회 7득점 빅이닝을 이끌었다. 시리즈 마지막 날에는 장준원이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쓸어 담았다. 세 경기의 승부처를 책임진 얼굴이 모두 달랐다.

 

KT 선수단이 지난 1일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에서 7-4로 승리한 뒤 1루 더그아웃 쪽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선수단이 지난 1일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에서 7-4로 승리한 뒤 1루 더그아웃 쪽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단단한 승리 공식도 자리 잡았다. KT는 후반기 역전승 5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고, 역전패는 한 번도 없었다. 끌려가도 뒤집고, 앞서면 좀처럼 놓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14경기 중 12경기에서 5회까지 리드를 잡아 11승1무를 거뒀다.

 

불펜의 연결 고리가 선명해진 점도 반갑다. 아시아쿼터 투수 스기모토 코우키는 후반기 최다인 8홀드를 챙기며 마무리 박영현으로 향하는 길을 닦았다. 5월까지 6.48로 치솟았던 평균자책점도 4.78로 낮췄다. 현재 시즌 17홀드로 김진성(LG)과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을 정도다.

 

투타의 고른 힘에 단단해진 뒷문까지 갖춘 KT가 한여름에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이어갈 채비다. 오는 4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주중 3연전을 치르며 7연승 너머 더 긴 질주를 노린다. 이어 7일 수원으로 돌아와 롯데와 맞붙는다. 곳곳에서 등장하는 해결사들을 앞세워 선두까지 치고 오른 기세가 호랑이와 거인을 상대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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