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힘들었던 하루였다.”
위기에도 덤덤했다. 유해란(다올금융그룹)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 시즌 메이저대회 3승 도전에 마지막 라운드만 남겨두고 있다.
선두 자리를 내줬다. 유해란은 2일 잉글랜드 랭커셔주 로열 리덤 세인트 앤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제50회 AIG 위민스 오픈(총상금 1000만 달러·약 144억원) 3라운드에서 보기 6개를 범하는 부진 끝에 3타를 잃었다. 3라운드 합계 4언더파 209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재미교포 노예림(7언더파)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고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플레이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우선 전장이 길어졌다. 5번 홀(파3) 티 그라운드가 챔피언십 티로 이동하면서 전날보다 25야드 늘어난 6554야드로 설정됐다. 실제 유해란은 5번 홀에서 이날 첫 보기를 범했다. 여기에 바람도 강했다. The R&A(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국제기구)에 따르면 이날 바람은 평균 16㎞/h, 최대 24㎞/h로 이는 플레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유해란은 “터프했던 하루다. 정말 힘들었다”면서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메이저대회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를 했다. 더블 보기를 2개나 할 수 있었는데, 보기로 잘 막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일을 잘 준비하면 된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자신감이 넘친다. 유해란은 올 시즌 12개 대회에 출전해 2차례 우승, 1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톱 5만 무려 5차례 기록했다. 특히 최근 2연승이며, 모두 메이저대회다.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그는 이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 시즌에 LPGA 투어 메이저대회 3연승을 기록한 선수는 딱 2명이다.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가 3개뿐이었던 메이저대회를 싹쓸이했고, 이후 2013년 박인비가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유해란이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역대 3번째이자 13년 만에 탄생하는 진기록이다.
3라운드 부진에도 덤덤하게 받아드리며 최종 라운드를 준비한 유해란은 “선두와 3타 차다. 메이저는 어디서 누가 올라와도 모른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느껴본 기분”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해서 후회 없는 하루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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