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개막이 점점 가까워진다. 목표인 금메달을 향해 스퍼트를 올려야 하는 시점. 그러나 한국 대표팀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경기 외적인 이슈가 대표팀을 뒤엎은 탓이다. 행정 공백과 훈련 차질 등이 겹치며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31일 현재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구 핸드볼경기장)는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시위로 이어졌다. 시위대는 지난달 5일부터 무단으로 건물을 점거, 개표소를 봉쇄한 뒤 장기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 입주한 체육 단체는 총 9개(수중핀수영, 우슈, 펜싱, 산악, 당구, 댄스스포츠, 세팍타크로, 핸드볼, 수상스키)다. 절반 이상이 AG 정식 종목이다. 해당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두 달 넘게 사무실에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행정 마비로 인한 누적 피해액은 이미 60억원을 넘어섰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은 선수들이다. 일례로 경기장 내에 보관해 둔 개인 장비를 챙기지 못했다. 선수들은 장비를 대여하거나 새로 구매해야만 훈련을 이어갈 수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 등 한국 펜싱대표팀 선수들은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대회에 개인 장비를 급하게 조달해 경기에 나섰다. 장비에 대한 불안감을 안은 채 대회를 치러야 했다.
한국 수중핀수영대표팀은 국내에서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채 경기를 치렀다. 급하게 단복은 제작했지만, 수영 모자에 태극기를 새길 시간이 부족했던 것. 뿐만 아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행정 업무 지연으로 세계수중연맹(CMAS)으로부터 벌금 1만유로(약 1750만원)를 냈다. 미리 준비한 입장권도 모두 사무실에 있어 유료 판매를 포기하고 무료 입장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른 손실은 약 40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기관의 ‘늑장 행정’으로 훈련 시간을 날려버린 종목도 있다. 한국 리듬체조대표팀이다.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장기화로 인해 7개월간 진천선수촌 합동훈련이 전면 중단됐다.
잡음이 시작된 건 지난해 12월이다. A선수가 왼발 통증을 호소하며 일부 훈련 제외를 요청했다. B코치는 사유서를 내고 나가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 A선수 측은 B코치를 인권침해 혐의로 센터에 신고했다. 대한체조협회는 즉시 분리 조치를 했고, 선수들은 2025년 12월19일부로 전부 퇴촌했다.
문제는 센터의 조사 기간이다. 법정 처리 기한을 63일이나 넘긴 213일 만에야 결론을 내렸다. 센터는 B코치의 행위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언어 폭력이나 임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만 표현이 세심하지 못했다며 협회에 환경 개선을 요청하는 데 그쳤다.
센터가 결론을 내리지 못한 7개월간 대표팀 선수들은 소속팀이나 개인 코치를 찾아 개별 훈련을 진행해야만 했다. 부상 치료와 재활, 영상·데이터 분석 등 스포츠과학 지원이 모두 끊겼고, 대표팀 간 합동훈련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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