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을 보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모두가 기다리던 김윤하(키움)의 올 시즌 마수걸이 승전보가 얼마 전에 전해졌다. 탈꼴찌를 위한 중요한 길목에서 따낸 값진 결실이었다. 본인에게도 특별하다. 길었던 18연패의 사슬을 마침내 끊어냈다. 무려 731일 만에 거둔 승리다.
김윤하는 지난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3실점 5삼진을 기록했다. 77개의 공을 던지며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동료들도 힘을 모았다. 타선은 8점을 터뜨렸고, 뒤이어 등판한 불펜진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8-4로 경기가 끝나면서 김윤하가 승리투수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팀 전체가 한 마음으로 뛴 경기였다. 설종석 키움 감독은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 우리 선수들 사이에서 ‘오늘 윤하 승리 한번 챙겨주자’는 강한 의지가 아주 컸다”며 “코칭스태프에서도 교체 타이밍을 어떻게 가져갈지 깊이 고민했다. 웬만하면 윤하의 승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투수진 운영 구상을 가져갔다”고 털어놨다.
김윤하의 제구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설 감독은 “윤하가 정말 잘 던져줬다. 팀의 연패를 떠나서 윤하 본인이 승리를 따낸 만큼 속으로 가장 크게 기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윤하의 기록이 18연패 정도인 것만 알고 있었지, 2년이라는 긴 기간인 줄은 정확히 몰랐다. 지난 시간 동안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마음이 참 아팠다”고 말했다.
김윤하는 2024년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키움의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부터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조카로 큰 화제를 모았다. 데뷔 첫 해 12경기 선발로 출장, 4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이닝 소화 능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2년 차였던 지난해, 뜻하지 않은 성장통이 찾아왔다. 주무기인 커브의 각도가 밋밋해졌고, 변화구의 제구력마저 흔들렸다. 19경기에 등판해 0승 12패 평균자책점 6.14(88이닝 76실점)로 부진했다. 선발 17연패라는 KBO 최다 연패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최악의 시련이 이어졌다.
올 시즌 시작 역시 순탄치 않았다. 개막 전 오른쪽 어깨 극상근 부분 손상 진단으로 지난 5월 1군에 콜업됐다. 복귀 후 첫 선발 등판이었던 7월 5일 고척 두산전에서 실책이 겹치며 또 다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번 광주 KIA전 승리로 2024년 7월25일 두산전 이후 이어지던 18연패를 끊어냈다. 불명예스러운 최다 연패 신기록 달성을 스스로 저지한 순간이다.
설 감독은 앞으로의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윤하 얼굴을 보고 ‘이제 어두운 터널을 지났으니, 앞으로 다른 경기에서도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기대한다’는 말을 해 줬다”며 “일요일 경기를 승리 투수로 기분 좋게 잘 마무리했기 때문에, 아마 이번 주에도 연이어 좋은 피칭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침내 어두운 터널을 탈출한 김윤하는 이제 다시 앞을 바라본다. 올 시즌 성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35(17이닝 15실점)를 기록 중이다. 자신감을 회복한 그는 오는 8월1일 고척 SSG전에 다시 선발 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무거운 짐을 벗어던진 김윤하가 홈 팬들 앞에서 연속 승리라는 기분 좋은 비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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