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고 또 두드린다. 열릴 때까지!’
2023년 8월.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이 마주한 현실은 냉혹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 월드컵 예선(A조)에 나섰으나 5전 전패에 그쳤다. 당시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프로 출신 코치진이 대거 합류하면서 기량 면에서 큰 성장을 빚었던 상황. 아시아컵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자신감도 높아진 상태였다. 최소 2승을 목표로 출항했지만 세계의 벽은 예상보다 더욱 높았다. 저마다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뜨거운 무엇인가를 느끼며 더 나은 내일을 기약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또 한 번 도전을 외쳤다. 박철영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록퍼드에서 열리는 ‘2026 WBSC 여자야구 월드컵’ 그룹스테이지에 출격한다. 확 달라진 대표팀 면면이 눈에 띈다. 20명 중 무려 16명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 더 강하고, 젊어졌다. ‘캡틴’ 포수 김현아(보스턴 헌터스), 내야수 박주아(샌프란시스코 파이어벨스) 등 해외파가 전면에 선다. 평균 연령도 3년 전과 비교해 25.4세에서 24.3세로 낮아졌다.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물론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국의 세계랭킹은 12위로 가장 낮다. 미국(2위), 캐나다(3위), 홍콩(8위), 호주(10위), 멕시코(4위) 등 만만치 않은 이들을 상대해야 한다. 실제로 첫 경기였던 미국전서 2-22로 완패했다. 선발투수로 나선 손가은(블랙펄스)이 2⅔이닝 6실점(6자책)한 가운데, 불펜진도 버티지 못했다. 워낙 객관적 전력 차가 컸다. 그래도 2회 역전을 꾀하는 등 무기력하게 당하진 않았다.
주저앉지 않는다. 이제 겨우 첫 경기를 했을 뿐이다. 이 순간을 위해 지난 3월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5월부턴 최종 명단을 토대로 매주 주말마다 합숙하며 손발을 맞췄다. 세밀한 부분까지 각별한 신경을 썼다. 작은 실수에도 크게 점수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기본기에 집중했다. 김현아는 “나름 오랜 기간 준비했다. 부상 없이 대회를 치르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맞춰온 작전과 사인플레이 등 실수 없이 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상위 3개국에 주어지는 파이널 티켓이다. 이를 위해선 최소 2승 이상은 거둬야 한다. 박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대회다. 누구도 패배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상대적으로 랭킹이 낮은) 홍콩과 호주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단 역시 마찬가지. 특히 박주아는 3년 전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다른 결말을 기대한다. “이번엔 더 나은 결과와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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