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한이요? 저도 1군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기다림의 시간은 달랐지만 곰들이 두 선수에게 품은 마음은 같을 터. 프로야구 두산은 1차 지명으로 품은 안재석과 김대한이 잠재력을 터뜨릴 날을 기다려왔다. 안재석이 먼저 주전으로 향하는 길을 열었다. 이제 김대한이 응답할 차례다.
2021년 입단한 프로 6년 차 내야수 안재석은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특히 올 시즌엔 3루수로 기회를 받으며 주전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 있다. 60경기서 타율 0.262(214타수 56안타), 6홈런 34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엔 기복도 있었지만 여름 들어 방망이가 뜨거워졌다. 7월 13경기에서만 타율 0.340(50타수 17안타)로 뜨겁다. 지난 18일 NC전에선 5타수 4안타 2홈런 7타점으로 폭발한 바 있다.
김원형 두산 감독도 안재석의 현재 위치를 분명하게 짚었다. 23일 수원 KT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나 “안재석은 이제 팀의 주전이라고 볼 수 있는 기준점에 어느 정도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외야수 김대한에게 향한다. 2019년 입단해 어느덧 프로 8년 차다. 빠른 발과 파워, 나아가 투수 출신의 강한 어깨를 갖춰 일찌감치 최고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아직 1군에 뿌리내리지는 못했다. 군 복무도 현역으로 4년 전에 마쳤다. 비슷한 시기에 프로에 들어온 선수들이 하나둘 각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지 오래다.
‘기대주’라는 수식어를 떼는 게 과제다. 올해도 기다림이 길었다. 6월 초 이틀간 1군에 머문 뒤 다시 퓨처스리그로 내려갔고, 후반기를 앞둔 지난 18일 재등록됐다. 이번엔 담금질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콜업 직전 퓨처스리그 9경기서 타율 0.333(33타수 11안타)을 기록했다. 1군 복귀 후에도 3경기에서 7타수 3안타를 때렸다.
아직 장타는 없지만 출전한 경기마다 안타를 생산 중이다. 특히 21일 KT전에선 11회 초 2-2로 맞선 상황서 상대 불펜 주권이 핀포인트에 던진 바깥쪽 슬라이더를 공략, 깔끔한 중견수 앞 타구를 그려내기도 했다.
김 감독이 반긴 것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이었다. 그는 “예전에는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좌절하고 방황한 시간이 있었을 수 있다”며 “그런데 올해는 2군에서도 경기 전부터 실내 타격을 꾸준히 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 다시 1군에 올라올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준비를 잘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올해는 대한이가 1군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직 몇 경기 되지 않았지만 타석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괜찮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과 김대한의 인연은 신인이던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산 코치였던 김 감독은 “더그아웃을 오가며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가진 것이 좋아 몇 년 뒤면 참 잘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시간이 흘렀지만 김대한이 가진 재능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그 재능을 경기력으로 바꾸는 일만 남았다. 김 감독은 “아직도 젊다. 발이 빠르고 어깨와 수비력도 좋다”며 “이제 타격이 꽃을 피워야 한다. 올라와서 잘하고 있다. 지금 모습을 이어간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