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가를 보내는 방식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멀리 떠나는 여행뿐 아니라 가까운 도심에서 공연과 전시를 즐기고 맛집이나 카페를 함께 찾는 문화 나들이도 여름을 보내는 하나의 선택지가 됐다.
서울 대학로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장이 밀집해 있어 일정과 취향에 따라 작품을 골라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공연 거리다. 특히 무더운 한낮에는 시원한 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한 뒤 대학로 일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여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좀비를 소재로 한 코믹 공포극부터 성인 관객을 위한 섹시 코미디, 초능력과 추리를 결합한 코미디까지, 누구와 함께 대학로를 찾느냐에 따라 골라볼 만한 세 작품을 살펴봤다.
좀비와 코미디의 만남…오싹하게 즐기는 ‘오마이갓’
여름이면 빼놓기 어려운 장르 중 하나가 공포물이다. 2017년부터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는 코믹 공포 연극 ‘오마이갓’은 영화에서 익숙하게 접했던 좀비 소재를 무대로 옮겨 공포와 코미디를 한 작품에 담았다.
광고 촬영을 위해 ‘오마이갓 펜션’을 찾은 무명배우 세라와 천만 영화 집필을 꿈꾸는 지호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펜션에서 기묘한 사건이 이어지고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가운데 백신까지 사라지면서 두 사람은 사건의 한가운데 놓인다. 펜션 주인과 형사, 연구원 등 여러 인물을 오가는 멀티맨과 좀비 캐릭터가 등장해 극을 이끌어간다.
지호 역에는 고이현·도현진·이승언, 세라 역에는 김선희·김정인·노송민·변지안이 출연하며 정성화·손규진·장준희·정병배가 멀티맨으로 무대에 오른다. 피설아와 공소진은 좀비 역을 맡는다. 공연은 대학로 오마이갓 전용관에서 약 75분간 진행되며 중학생 이상 관람가다. 7~8월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는 공연 회차를 늘려 관객의 선택 폭을 넓힌다. 웃음과 공포를 함께 즐기며 무더위를 잊고 싶은 관객에게 어울리는 작품이다.
오래된 연애를 유쾌하게 풀어낸 19금 코미디 ‘핫식스’
연인이나 친구와 조금 더 화끈한 분위기의 대학로 연극을 찾는다면 ‘핫식스’가 있다. 2017년 9월부터 공연을 이어온 19금 섹시 코미디로 직접적인 노출보다는 다양한 연출 장치와 대사, 상황을 활용해 성인 관객을 위한 웃음을 풀어낸다.
대학 시절 뜨겁게 사랑했던 지연과 준수는 오랜 연애 끝에 설렘보다 익숙함이 커진 사이가 됐다. 다시 예전처럼 뜨거운 감정을 되찾고 싶었던 지연은 준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관계 회복 프로젝트에 나선다. 그러던 중 결혼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지연이 준수가 모텔에서 나오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오래된 연애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코미디로 풀어내 썸을 시작한 커플부터 장기 연애 중인 연인과 부부, 친구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무대에 오른 21차 팀에서는 고이현·윤규현·이기선·조성혁이 준수 역을, 백미르·차지연·채다솜·한서아가 지연 역을 맡고 있다. 멀티 역은 임종철·김은규·손규진·장준희·정병배·조현익·최치헌이 맡아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대학로 도토리씨어터에서 약 120분간 진행되며 20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여름 데이트나 친구와의 대학로 나들이에서 유쾌하게 즐길 작품을 찾는 이들에게 잘 어울린다.
초능력과 추리, 웃음과 감동을 담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볼 대학로 연극을 찾는다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8년부터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는 작품으로 초능력과 추리, 코미디에 설렘과 감동을 더해 여러 장르의 요소를 한 작품에 담았다.
화재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억울한 누명까지 쓴 수지가 10년 뒤 옛 동네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곳에서 우연한 사고로 타인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된 민준과 주변 인물들을 만나 조금씩 일상에 적응하지만, 과거와 닮은 방화 사건이 다시 벌어지면서 묻혀 있던 사건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수지 역에는 김현진·변지안·허지우, 민준 역에는 양재범·이승준·조성혁이 출연한다. 장희주·최성빈·한서아와 김일강·정성화·손규진은 다양한 인물을 소화하는 멀티 캐릭터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대학로 도토리씨어터에서 약 90분간 진행되며 중학생 이상 관람가다. 코미디와 추리, 감동을 함께 담고 있어 학생과 가족 단위 관객, 단체 관람객까지 비교적 폭넓게 즐길 수 있다.
멀리 떠나는 여행만이 여름 휴가의 전부는 아니다. 한낮의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극장에서 새로운 이야기에 빠져들고, 공연이 끝난 뒤 대학로 골목을 둘러보는 하루도 색다른 문화 바캉스가 될 수 있다. 오싹한 공포와 웃음, 유쾌한 연애 코미디, 추리와 감동까지 함께하는 사람과 취향에 맞는 대학로 연극을 골라 여름 나들이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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