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이제 고령층에게도 익숙한 일상이 됐다. 화면에 집중할수록 고개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숙여지고,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목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진다.
처음에는 목과 어깨가 뻐근한 정도지만 손끝이 저리거나 팔을 따라 전기가 흐르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만 보기 어렵다. 목디스크로 불리는 경추 추간판탈출증은 목 통증보다 팔과 손의 저림으로 먼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년층은 손저림을 노화나 혈액순환 저하, 손목질환 탓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젓가락질과 단추 잠그기가 서툴러지고 걸음까지 불안정해졌다면 목 신경이나 척수가 압박받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산중앙병원 신경외과 구일권 병원장의 도움말로 목디스크의 주요 신호와 치료 원칙을 알아봤다.
◆목은 안 아픈데 손끝이 찌릿
경추는 머리를 받치는 7개의 목뼈로 구성되며, 뼈와 뼈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이 있다. 추간판이 밀려 나오거나 퇴행성 변화로 주변 조직이 두꺼워지면 팔과 손으로 이어지는 신경근이 눌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목디스크가 있어도 목보다 어깨와 팔, 손가락에서 증상을 먼저 느끼는 경우가 있다. 통증이 어깨와 팔을 따라 손끝까지 이어지거나 손가락 감각이 둔해지고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구일권 병원장에 따르면 손저림만으로 목디스크를 단정할 수는 없다. 손목터널증후군이나 팔꿈치 부위의 척골신경 압박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목을 움직일 때 팔저림이 심해지는지, 통증이 손끝까지 이어지는지, 근력 저하가 동반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구 병원장은 “다만 목디스크는 목 통증보다 한쪽 어깨와 팔, 손가락 저림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에 손만 주무르거나 혈액순환 문제로 여기기보다 증상의 근원이 어디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젓가락질 서툴고 걸음 흔들리면 척수 압박 신호
목디스크가 신경근을 압박하면 주로 한쪽 팔과 손에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난다. 그러나 탈출한 디스크나 퇴행성 구조물이 척수까지 누르면 손 기능과 보행 능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 단추 잠그기처럼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이는 동작이 어려워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릴 수 있다. 다리가 뻣뻣해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고, 걸을 때 중심을 잡기 어려워지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손저림과 함께 다리 힘이 떨어지거나 걸음걸이가 달라졌다면 경추 척수증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척수 압박이 오래 이어지면 치료 후에도 신경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갑작스러운 사지 근력 저하나 배뇨·배변 기능 변화가 나타난다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구 병원장은 “손저림이 있으면서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고 걸음까지 불안정해졌다면 척수 압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척수증은 통증의 강도보다 손 기능과 보행 능력의 변화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5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전향적 연구에서는 퇴행성 경추 척수증 환자 139명과 건강한 성인 108명을 비교한 결과, 상지 저림과 손동작의 서투름, 보행 불균형이 질환을 구분하는 주요 증상으로 확인됐다.
◆소파·침대에서 고개 숙인 채 시청…자세부터 바꿔야
소파에 기대 턱을 가슴 쪽으로 숙이거나 높은 베개에 기댄 채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자세는 목에 부담을 준다. 노화로 추간판의 수분과 탄력이 감소한 상태에서는 고개를 숙인 자세가 반복될수록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
스마트폰은 가능한 한 눈높이에 가깝게 들어 올리고, 30~40분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중간에 일어나 목과 어깨를 가볍게 움직이되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목을 강하게 돌리거나 꺾는 스트레칭은 피해야 한다.
베개는 바로 누웠을 때 목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받쳐주고, 옆으로 누웠을 때 머리와 척추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높이가 적절하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목을 한쪽으로 오래 돌리게 해 경추 부담을 높일 수 있다.
◆대부분 비수술 치료부터…근력 저하·보행 장애는 수술 검토
목디스크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비수술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필요에 따라 신경 주변 염증을 줄이기 위한 주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구 병원장은 “일정 기간 치료해도 팔저림과 방사통이 계속되거나 근력이 점차 떨어지는 경우, 손 기능 저하와 보행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 수술은 탈출한 디스크나 퇴행성 구조물을 제거해 눌린 신경과 척수의 압박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디스크는 대부분 비수술 치료부터 시작하지만 손 힘이 떨어지거나 걸음이 불안정해지는 신경학적 변화가 있다면 치료 시기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고령층도 스마트폰을 눈높이에 맞춰 사용하고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으며, 걷기와 가벼운 근력운동으로 목과 어깨 주변 근육을 관리하면 증상 악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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