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배포한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권이 모두 소진됐다. 극장가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작품들이 예매율과 관객 수 모두 유의미하게 증가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지난 22일 멀티플렉스 영화상영관 4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씨네큐)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8일 배포한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권 450만장이 약 2주 만에 모두 소진됐다. 정부 지원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더불어 성수기를 맞은 극장가 대작들의 흥행 화력이 더해져 물량이 빠르게 동이 났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작품은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다. 지난 15일 개봉한 ‘호프’는 할인권 발급 직후 예매율 상승에 탄력을 받았다. 개봉일에는 사전 예매량 60만장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예매율 1위와 더불어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다. 할인권 소진 기간과 개봉 초반 흥행 주기가 맞물리면서 티켓 가격 부담을 느꼈던 관객층을 빠르게 흡수했다. 할인 혜택이 적용되면서 관람료 부담이 줄어든 것이 흥행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역시 할인권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개봉을 7일 앞둔 지난 22일 기준 5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전체 예매율 1위를 지키는 데 이어 올해 가장 빠른 속도로 사전 예매량 31만장을 돌파했다.
다만 할인권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례적인 조기 예매 카드를 꺼내 들어 꼼수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할인권은 회원 쿠폰함에 지급된 후 예매 결제 시 선착순으로 차감되는 방식이다 보니 배급사 입장에서는 개봉 전 하루라도 빨리 예매를 오픈해 할인권을 선점하는 것이 흥행에 유리하다.
‘스파이더맨’ 또한 할인권 효과를 누리기 위해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 심의를 완료하기 전에 예매를 열었다. 현행법상 심의는 상영 전까지 받으면 되지만 통상적으로 등급 심의 결과가 나온 뒤 영화 예매 절차가 진행된다. 관람 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매를 진행할 경우 관객 혼선 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지적했고, 영화진흥위원회 또한 극장 측에 예매 중단을 요청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만큼 관람료 할인권 선점을 향한 배급사 간 눈치 싸움과 예매 전쟁이 치열했음을 반증한다.
업계에서도 이번 할인 정책이 관객의 영화 소비를 촉진하는 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5월 1차 배포(225만장) 직후 1주간 매출액은 159억원으로 배포 직전 1주간 매출액(107억원) 대비 47.9%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연상호 감독의 영화 ‘군체’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으면서 예매율이 급증했고, 그 결과 누적 594만 관객을 모으면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다음으로 올해 흥행 2위작이 됐다. 할인권이 실제로 극장 방문과 영화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다만 할인권 소진 이후의 흥행 유지 여부는 극장가가 안고 있는 과제다. 정부 지원으로 일시적인 수요 창출에는 성공했지만, 쿠폰이 전량 소진된 현시점부터는 순수 작품성과 입소문만으로 관객을 모아야 한다.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호프’가 호불호 논란에 직면해 위기를 맞았듯이 결국 여름철 본격적인 흥행 레이스에서는 작품에 대한 실관람객 평가와 입소문이 흥행 지속 기간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