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이후 약 10년 만에 선보이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호프’가 올여름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해외 평단의 호평까지 더해지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던 작품이었다.
이를 방증하듯 ‘호프’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개봉 5일만에 누적관객수 2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영화는 비무장지대(DMZ) 인근의 고립된 항구마을 호포항에 처참히 훼손된 황소 사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은 단순한 맹수의 습격으로 보고 사건을 조사하지만, 마을 곳곳에서 주민들의 시신과 처참히 훼손된 가축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설상가상 인근 산불로 외부와의 연결까지 끊기면서 마을은 완전히 고립된다.
가까스로 생존자들을 만난 범석은 범인이 맹수가 아닌 정체불명의 거대 외계 생명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처음에는 이를 믿지 않았던 범석은 직접 그 존재와 마주하며 목숨을 건 사투에 휘말린다.
이번 작품은 거대 외계 생명체를 압도적인 CG로 구현해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평범하고 익숙한 공간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출현한다는 설정은 극의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듯했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고난도 승마 액션 시퀀스였다. 말을 타고 외계 생명체를 피해 숲과 들판을 가로지르며 질주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빠른 속도로 말을 몰며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고, 안장 위에서 몸을 틀어 뒤를 향해 총을 겨누는 장면들은 배우들의 높은 집중력과 체력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이같은 승마 액션은 배우와 대역 배우 모두에게 상당한 신체적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 위에서 급회전하거나 반복적으로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는 말의 움직임에 따른 충격이 고스란히 허리로 전달된다.
여기에 안장에서 몸을 비틀거나 상체를 뒤로 젖히는 동작까지 더해지면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는 물론 추간판에도 상당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실제 독일 하인리히 하이네대학교의 연구진이 승마선수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72.5%가 허리 통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승마의 반복적인 상하 진동과 충격을 지속 흡수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척추에 반복적인 부하가 가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승마 후에는 허리와 골반 및 둔부(엉덩이) 주변 근육에 일시적인 경직, 뻐근함이나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은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칭으로 호전되지만,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척추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승마 이후 요통이 수일에서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요추 염좌 등의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속히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히 대부분의 단순 요통이나 초기 추간판 질환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요통을 치료하기 위해 침·약침, 한약처방 등의 한의통합치료를 실시한다. 그중 경혈에 한약재 유효 성분을 직접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허리 경직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 개선에 도움을 준다.
실제 약침의 치료 효과는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연구팀은 요통환자 100명을 약침치료군과 물리치료군으로 50명씩 무작위 배정해 25주간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약침치료군의 통증숫자평가척도(NRS ; 0~10) 감소 폭은 3.60 이상으로, 물리치료군의 NRS 감소 폭인 1.96보다 컸다.
영화 속 승마 액션은 극적 긴장감을 선사하지만, 실제로는 반복적인 충격으로 허리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승마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승마 중에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균형 잡힌 자세를 유지하는 등 척추 건강을 위한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승마 후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거나 반복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아 척추 건강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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