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잡았으니 놓치지 말아야죠.”
내야수 나승엽(롯데)의 방망이가 예리해졌다. 지난 1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복귀, 2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두 개 이상의 안타 기록)를 작성했다. 이 기간 5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수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나)승엽이 (타격감이) 좋더라. 타격 훈련할 때도 괜찮게 봤다. 그걸 유지하는 게 관건일 듯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느끼는 감각도 나쁘지 않다. 나승엽은 “조금씩 잡혀가는 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올 시즌 유독 기복이 크다. 5월 한 달간 20경기서 타율 0.286 3홈런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6월 들어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월간 타율 0.202에 그쳤다. 전반기 막판 수장이 ‘최후통첩’을 언급했을 정도.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나승엽은 조금 일찍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나승엽은 당시를 떠올리며 “감독님께 많이 죄송했다. 정말 답답하셨을 것 같다”면서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슬럼프를) 잘 이겨내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애정 섞인 채찍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만큼 더 열심히 구슬땀을 흘렸다. 퓨처스(2군)서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훈련량 자체를 많이 가져갔다. 딱 하나의 포인트를 잡았다. 나승엽은 “안 좋을 때 보면 타격할 때 몸이 공과 멀어지는(오른쪽 어깨가 열리는) 모습이 있더라. 그러다 보니 감기는 타구가 많이 나왔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기도 하다”며 “2군서 의도적으로 공과 가깝게 놓고 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게 잡히니 확 좋아지더라”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의기투합했던 게 큰 힘이 됐다. 당시 롯데 2군엔 나승엽 외에도 전준우, 유강남, 윤동희 등 롯데 주축 선수들이 꽤 많이 포진돼 있었다. 힘든 훈련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나승엽은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의지를 했던 것 같다. ‘빨리 올라가자’ ‘준비 잘하자’ 격려했다”고 귀띔했다. 경기 시간이 겹쳐 실시간으로 보진 못해도, 항상 롯데 1군 경기를 보며 응원한 것은 물론이다. 본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중요한 시기다. 후반기에 접어듦에 따라 순위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 역시 아직 8위지만, 희망은 있다. 나승엽이 중심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 역시 중요한 포인트일 터. 프로데뷔 후 아직 한 번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너무 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력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나승엽은 “오늘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뛰겠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남은 경기 모두 출전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산=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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