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라” 조언도 무색… ‘데드볼 삼진’ 세베리노, 험난한 KBO 첫걸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몸쪽 깊숙이 파고든 공에도 방망이를 멈추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유니오 세베리노(두산)의 힘겨운 KBO리그 적응기를 압축한 듯한 장면이다.

 

세베리노는 21일 경기도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린 KT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고개를 떨궜다.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도 나왔다. 8회초 1사 1루서 KT 불펜 스기모토 코우키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8구째 시속 140㎞ 커터에 배트를 휘둘렀다.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 세베리노의 왼쪽 허벅지를 맞혔지만, 스윙이 인정되면서 사구가 아닌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됐다.

 

출발은 순탄치 않다. KBO리그 데뷔 후 5경기서 타율 0.167, OPS(출루율+장타율) 0.540에 머물렀다. 22타석에서 삼진이 벌써 9개고 헛스윙 비율도 22.2%에 달한다. 원래부터 삼진이 적은 타자는 아니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서 뛴 3시즌 동안 843타석에서 삼진율이 30.1%(254개)였다.

 

영상=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TVIN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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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NC와의 데뷔전서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출발한 뒤 4경기에서 13타수 1안타로 주춤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위치 타자지만 왼손 투수(4타수)에겐 아직 안타가 없다. 오른손 투수에게도 14타수 3안타에 그쳤다.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질 시간은 필요할 터. 그러나 두산이 걸었던 기대가 큰 만큼 초반의 아쉬움도 더욱 도드라진다. 바라보는 허들이 높다면 높다고도 할 수 있다.

 

두산은 지난달 29일 외야수 다즈 카메론을 방출한 뒤 이달 2일 세베리노를 영입했다. 카메론은 마지막 10경기에서 타율 0.206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시즌 전체로는 75경기 타율 0.287, 9홈런 43타점 OPS 0.833을 기록했다. wRC+(조정 득점 생산력)도 127.6(스탯티즈 기준)에 달했다.

 

카메론을 보내고 코너 내야수 세베리노를 데려온 건 타선 보강과 수비 재편을 동시에 노린 결정이었다. 세베리노는 1루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는 중이다. 두산은 후반기 들어 비어 있는 우익수 자리에 류승민과 손아섭, 김대한, 강승호, 조수행을 번갈아 선발로 투입했다. 강승호는 내·외야를 병행 중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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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세베리노는 올 시즌 멕시코리그서 54경기 타율 0.340, 5홈런 44타점 OPS 0.931을 써냈다. 두산에선 영입 당시 “우수한 스윙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양쪽 타석에서 모두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유형”이라는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더불어 “찬스에서 팀 공격 생산력에 보탬이 되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인 바 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KT와의 이번 시리즈에 앞서 세베리노를 향해 “스윙 자체는 괜찮다. 다만 창원에서 젊은 타자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자 본인도 뭔가를 보여주려는 욕심이 생긴 것 같다”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스윙이 커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힘을 빼고 원래 하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제야 고작 5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그러나 팀 수비 구상까지 바꿔 데려온 선수인 만큼 방망이를 향한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세베리노가 호쾌한 타격과 함께 두산의 승부수에 응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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