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눈동자’ 신민아 “눈 가리니 청각까지 예민해져…공포를 몸으로 느꼈죠”

영화 눈동자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서진이 쌍둥이 동생 서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다 그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 스릴러물이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누적 관객수 144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인 180만 명을 향해 가고 있다. 옆집사람(2022)을 연출한 염지호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신민아는 영화 3일의 휴가(2023) 이후 약 3년 만에 스크린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로 사랑받아온 신민아는 눈동자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시력을 잃어가는 절박함 속에서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쫓는 사진작가 서진과 해맑은 도예가 동생 서인 역을 동시에 맡아 데뷔 29년차 내공을 입증했다. 벼랑 끝에 선 인물의 불안과 예민함을 소름 끼치게 그려낸 신민아의 치밀한 표정 연기는 영화 전체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1인 2역 쌍둥이 역…보이지 않는 공포 표현

 

21일 신민아를 만나 처음 작품을 접했을 때 느낌을 묻자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정말 잘 꼬아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을 숨기는 정통 스릴러의 재미가 뛰어났다”며 “주인공이 시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쫓고 쫓겨야 하는 지점이 재미있겠다고 느꼈다. 다만 긴장감을 계속 유지해야 해서 놓치면 안 되겠다는 부담감도 컸다”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신민아는 얼굴은 같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쌍둥이 자매를 완벽히 분리해 연기했다. 복잡한 감정선이 얽힌 두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치밀하게 캐릭터를 분석했다. 신민아는 “서진에게 서인은 보호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시력을 잃어도 작업을 즐기는 모습에서 자괴감과 미묘한 질투를 느끼게 하는 존재였다. ‘얘가 너무 귀찮다’거나 ‘잘나가는 동생이 너무 부럽다’는 식으로 분명하고 뻔하게 보이지 않도록 조절했다. 동생을 사랑하고 위하지만 버거울 수 있고 재능을 부러워할 수도 있지 않나. 그중 하나만 강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관계의 미묘한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슷한 지점을 찾기보다는 얼굴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오히려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더라”고 말했다.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동공 연기 역시 신민아의 끈질긴 연습으로 완성됐다. 특수효과의 도움 없이 직접 눈동자의 초점을 조절해 섬세한 감정을 담아냈다. 신민아는 “눈도 근육이라 연습하니 움직이더라. 대본을 읽다가 한쪽 눈만 움직여보는 식으로 틈틈이 연습했다. 그렇게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감독님도 같은 의견이었다”라며 “서진이는 초점이 맞지 않는 느낌으로 연기했고, 빛 정도만 자각할 수 있는 서인은 눈동자 위치를 조금 바꾸려고 했다. 공포, 불안감을 표현하는 컷들을 감독님이 잘 잡아주셨다”라고 공을 돌렸다.

 

◆스릴러 장르의 매력…“조여오는 공포”

 

촬영 과정은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결코 쉽지 않았다. 촬영 초반부터 뜻하지 않은 부상을 겪기도 했다. 신민아는 “초반에 도망가는 장면을 찍다가 목을 삐끗했다. 그 이후 공포 연기를 할 때마다 담이 계속 와서 치료받으며 촬영했다”라고 고백하며 “눈을 가린 채 조명 세팅을 기다리고 있으면 온몸이 굉장히 예민해지는 걸 느꼈다. ‘내가 이렇게 예민해지는 사람이었나’ 싶은 정도였다. 청각도 훨씬 예민해졌고 공간을 기억하려고 하게 되더라.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서웠다”라고 털어놓는다.

 

영화가 다루는 주제의식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이어갔다. 신민아는 “결국 사랑과 집착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가족이나 친밀한 사람들 사이에서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어디부터 선을 넘는 것인지에 대한 지점이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전작 악연(넷플릭스·2025)에 이어 스릴러 장르를 다시 선택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민아는 “스릴러 장르를 할 때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 시기에 이 영화를 만나게 됐다”면서 “작품을 보면서 재미있겠다고 느끼면 선택하게 된다. 눈동자는 눈이 보이지 않는데도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는 아이러니에서 오는 공포가 가장 큰 장점이다. 그 답답함과 점점 조여오는 공포를 즐긴다면, 올여름 시원하게 즐기실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든든한 응원 속에서 꿈꾸는 배우 2막

 

결혼 후 선보인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VIP 시사회에 참석해 힘을 보태준 남편 김우빈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고. 신민아는 “결혼한 뒤에 서로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 VIP 시사회에 응원하러 와준 모습을 보면서 정말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 주는 게 느껴져서 고마웠다. 사실 결혼 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주변에서는 편안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라며 미소짓는다.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연 신민아는 연기자로서 더욱 깊어진 감정과 앞으로 펼쳐갈 연기 세계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현재 촬영 중인 멜로 영화와 드라마 재혼 황후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이겠단 각오다.

 

신민아는 “이제는 조금 다른 차원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감정을 마주하는 재미도 있지만, 그만큼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감도 함께 느낀다”라며 “제가 아직 정통 사극을 해보지 못했다. 다른 시대와 배경을 가진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다. 앞으로도 한계 없이 다양한 작품에 계속 도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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