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확산되면서 체형교정 시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체중 감량과 지방흡입이 비교적 분리된 영역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약물로 체중을 줄인 뒤 남은 국소 지방과 피부 처짐, 신체 비율의 불균형을 어떻게 다듬을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해외 미용의료 시장에서는 지방흡입을 단순한 지방 제거가 아니라 ‘보디컨투어링’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방의 양뿐 아니라 분포, 피부 탄력, 근육 발달, 골격과 신체 비율을 함께 고려해 전체적인 윤곽을 조정하는 개념이다.
비만약과 지방흡입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역할이 다르다. 비만치료제는 전신 체중과 대사 건강을 관리하는 치료이고, 지방흡입은 특정 부위에 남은 피하지방을 줄여 체형을 교정하는 수술이다. 비만약으로 체중이 감소해도 복부나 팔뚝, 허벅지처럼 지방이 상대적으로 남는 부위는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얼굴과 상체의 볼륨은 크게 줄었지만 하체는 덜 변해 신체 비율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체형교정에서는 지방을 얼마나 많이 제거했는가보다 어디를 줄이고 어디를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허리만 지나치게 줄이면 골반과 엉덩이로 이어지는 곡선이 사라질 수 있고, 팔뚝 지방만 얇게 만들면 피부 처짐이 더 도드라질 수 있다. 복부를 교정할 때는 옆구리와 등, 골반의 연결을 함께 보고, 허벅지는 엉덩이와 무릎까지 이어지는 선을 살펴야 자연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몸의 윤곽은 지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골격과 근육, 지방, 피부가 함께 형태를 만든다. 종아리는 지방보다 근육 발달로 굵어 보이는 경우가 있고, 교근이 발달하면 아래턱이 넓어 보일 수 있다. 승모근의 부피와 긴장은 목과 어깨선에도 영향을 준다.
이처럼 근육의 영향이 큰 부위에는 보툴리눔 톡신이나 신경차단술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필자는 근육의 발달이 뚜렷한 일부 사례에서 신경차단술을 비교적 선호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같은 방법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지방과 근육, 피부 중 무엇이 주된 원인인지 먼저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아리와 교근, 승모근처럼 근육의 부피가 외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위는 지방만 줄여서는 원하는 선이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이 발달하면 다리가 굵고 단단해 보일 수 있고, 교근이 두꺼우면 아래턱이 넓어 보인다. 승모근의 부피가 크거나 긴장이 지속되면 목이 짧고 어깨선이 솟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근육이 체형을 좌우하는 경우에는 근육의 작용과 부피를 조절하는 방법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바디컨투어링은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일이 아니다. 체중 감량 이후의 몸을 어떻게 조화롭게 완성할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지방흡입 역시 지방 제거를 넘어 개인의 골격과 근육, 피부 상태에 맞춰 몸의 선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대표원장,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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