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속에서 오래 걷거나 서 있다 보면 평소보다 종아리 혈관이 굵고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 저녁에는 다리가 묵직하고 발목이 부어 양말 자국이 깊게 남기도 한다. 단순히 더위와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하지정맥류를 비롯한 정맥순환 이상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안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 기능이 떨어져 혈액이 아래쪽에 정체되는 질환이다. 혈관이 구불구불 튀어나오는 모습이 대표적이지만, 초기에는 눈에 띄는 혈관 없이 다리 무거움이나 통증, 발목 부종부터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하지정맥류로 인한 불편감은 따뜻한 날씨나 장시간 서 있는 상황에서 심해질 수 있다. 반대로 걷거나 다리를 높이 올리고 쉬면 불편감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민트병원 인터벤션센터 김건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하지정맥류의 전형적인 증상은 다리가 무겁고 피곤한 느낌, 쑤시거나 욱신거리는 통증, 발목과 종아리 부종, 가려움” 등이다. 밤에 종아리 근육이 자주 경련하거나 다리가 화끈거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김건우 원장은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오래 걷거나 서 있던 날 다리가 유난히 무겁다 ▲오후나 저녁이면 발목이 붓고 양말 자국이 깊게 남는다 ▲종아리가 욱신거리거나 화끈거리고 쉽게 피로해진다 ▲밤에 종아리에 쥐가 자주 난다 ▲푸른색이나 보라색 혈관이 구불구불 튀어나온다
그는 “하지정맥류는 혈관이 얼마나 많이 튀어나왔는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겉으로 보이는 혈관이 뚜렷하지 않아도 저녁마다 다리가 붓고 무겁거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정맥 기능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발목 위나 종아리가 찌릿하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 하지정맥류에서는 찌릿한 감각보다는 통증이나 쑤시는 느낌, 다리 무거움, 부종, 가려움 등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
찌릿하거나 저린 감각은 허리에서 내려오는 신경 자극이나 말초신경 문제, 발목 주변 근육·관절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찌릿함 하나만 보기보다 부종, 다리 무거움, 혈관 돌출, 열감, 야간 경련 등이 함께 반복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집에서 확인하려면 아침과 저녁의 다리 상태를 비교해보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아침에는 괜찮던 양말 자국이 저녁에 유독 깊어지는지, 한쪽 발목이나 종아리가 더 붓는지, 오래 서 있던 날 증상이 심해지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같은 위치에서 다리 사진을 찍어 혈관 돌출과 부종 변화를 비교하거나, 증상이 나타난 시간과 활동량을 간단히 기록하는 것도 진료 시 참고가 된다.
다리를 심장보다 조금 높게 올리고 쉬었을 때 무거움과 부종이 줄어드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방법은 질환을 스스로 진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증상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다.
정확한 진단에는 혈관 도플러 초음파검사가 활용된다. 초음파를 통해 정맥 판막의 기능과 혈액 역류 여부, 혈전 유무 등을 확인한 뒤 증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치료 필요성을 판단한다.
김건우 원장은 “다리 불편감이 있다고 무조건 압박스타킹을 신거나 강하게 마사지하기보다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하지정맥류로 확인되더라도 모든 환자가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증상과 정맥 역류 범위, 위치 및 기수에 따라 대처법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 진단의 핵심은 초음파를 통한 혈관 역류 파악이므로 초음파검사에 숙련된 인터벤션 영상의학과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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