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펫숍’ 구조 강아지들 병원 검진… “위생상태 매우 좋지 않아”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내 펫숍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이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해당 강아지들은 구조한 도그어스플래닛 측은 “위생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고 치료가 필요한 개체도 있다. 일부는 전염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긴급 격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도그어스플래닛 제공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내 펫숍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이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해당 강아지들은 구조한 도그어스플래닛 측은 “위생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고 치료가 필요한 개체도 있다. 일부는 전염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긴급 격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도그어스플래닛 제공

 

 파산 위기로 흔들리는 홈플러스 사태가 반려동물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입점 펫숍이 사실상 폐업 상태에 놓인 가운데 강아지 방치 논란이 불거진 것. 해당 펫숍의 모든 강아지가 구조됐지만 대부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동물보호단체 도그어스플래닛은 “최근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내 펫숍에서 구조한 강아지들은 동물병원 검진 결과 위생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고 치료가 필요한 개체도 있다”며 “일부는 전염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긴급 격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15일 올라온 SNS 게시물에서 촉발됐다. 해당 게시물의 작성자는 ‘홈플러스 연수점 펫샵 지나가는 길에 냄새가 너무 심해서 봤더니 방치되어 있는 건가요? 털도 엉키고 물도 없고. 눈물에 말라 있어요. 어떻게 된 건가요?’라는 내용과 함께 펫숍 케이지 속 강아지들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강아지들은 다소 털이 헝클어진 상태로 바깥을 쳐다보거나 고개를 돌리고 누워있었고, 배설물로 추정되는 물체도 보였다.

 

 해당 게시물이 온라인상에서 퍼졌고 이에 도그어스플래닛이 해당 펫숍 측과 소통하며 사태 파악에 나섰고 16일 현장을 방문했다. 해당 펫숍 점주 A씨로부터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고 펫숍 내부에 있던 7마리 강아지를 인계했다. 푸들, 비숑, 말티푸 등이었다.

 

 구조 직후 도그어스플래닛 관계자는 “SNS 제보만큼 열악한 환경은 아니었다. 오픈형 천정이라 내부도 선선했다. 고의적인 동물 유기나 학대로 볼만한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털이 엉킨 강아지가 있고 영양 상태가 좋아보지 않는 강아지도 있다”고 말했다.

 

‘강아지 방치’ 논란이 일어난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입점 펫숍의 전경. 이곳 점주는 “강아지들은 방치한 적이 없다. 매일 밥과 물을 주고 수시로 미용과 목욕도 했다”고 해명했다. 박재림 기자
‘강아지 방치’ 논란이 일어난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입점 펫숍의 전경. 이곳 점주는 “강아지들은 방치한 적이 없다. 매일 밥과 물을 주고 수시로 미용과 목욕도 했다”고 해명했다. 박재림 기자

 

 A씨는 “강아지를 방치하지 않았다. 당장 어제도 펫 미용사 직원이 오후 8시까지 일을 하면서 강아지들을 챙겼다”며 “정든 강아지들을 어찌 방치하겠나. 매일 밥과 물을 챙겨주고 수시로 목욕과 미용도 시켰다”도 해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자금난으로 흔들리며 전국적으로 매장을 줄여왔고 최근에는 전 매장이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이곳 홈플러스 연수점 입구에는 5월10일부터 홈플러스 마트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는 문구와 홈플러스 몰 임대매장은 정상 영업을 한다는 문구가 동시에 적힌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다. 현장의 입점 가게들은 정상 영업 중이었으나 공실도 꽤 보였다.

 

 이곳에서 약 10년간 영업을 했다는 A씨는 “홈플러스가 이렇게 되면서 손님이 많이 줄었다. 폐업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이미 올해 2~3월부터 강아지 분양 영업은 사실상 접고 반려동물 미용 영업만 이어왔다”며 “새로운 강아지는 받지 않고 남은 강아지들도 매장 직원, 지인, 고객 등에게 무료로 분양했다. 일부 펫숍은 분양이 안 되는 강아지를 번식장에 넘기기도 하는데 우리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무료 분양에도 분양되지 않은 강아지가 7마리였고, 그동안 매일 오전 오후 매장에 와서 사료와 물을 챙겼다. 그는 “우리는 굶어도 강아지들 밥은 꼭 챙겼다”며 “미용사도 고객 강아지 미용을 하는 틈틈이 강아지들을 미용하고 목욕시켰다”고 말했다. 연수구청의 정기 점검에도 그동안 지적을 받은 것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A씨는 “구조단체에서 강아지들을 잘 돌보며 좋은 곳으로 입양도 하겠다고 해서 보냈다. 강아지들에게 잘 된 일”이라며 “매장은 곧 폐업신고를 하려고 한다. 다만 보증금 등이 달려있으니 홈플러스 건이 정리될 때까지는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내 펫숍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이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도그어스플래닛 제공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내 펫숍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이 동물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도그어스플래닛 제공

 

 고의적인 동물 유기나 학대, 방치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강아지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이상 이번 논란은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일은 아니게 됐다. 또 다른 홈플러스 매장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도그어스플래닛 측은 “강아지들이 건강을 되찾고 안전하게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감 가지고 돌보겠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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