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타율 1위에 빛나는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외야수 최원준(KT)이 후반기 첫 경기부터 승부를 가르는 결승 3점포를 터뜨리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KT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한층 치열한 순위 싸움을 예고하듯 4연전의 포문을 열었다. 접전 끝 승전고는 물론, 올 시즌 LG와의 상대 전적서도 6승3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해결사로 나선 건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최원준이다. 3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을 작성한 그는 초반부터 안타 하나로 승부의 추를 KT 쪽으로 끌어당겼다.
첫 타석만 해도 5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곧장 이어진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KT는 0-1로 뒤진 2회 초 김상수의 볼넷과 배정대의 2루타로 기회를 잡았다. 이어 한승택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2사 1, 3루서 최원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때 LG 선발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초구로 던진 시속 136.9㎞ 커터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 위로 넘겼다. 비거리 120m, 타구 속도 시속 158.2㎞가 쓰여진 역전 아치였다. 팽팽한 1-1 흐름을 깨고 팀에 3점 차 리드를 안긴 이날의 결승타이기도 했다.
최원준의 시즌 8호 홈런이다. KIA 소속이던 2024년 작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인 9개에도 한 개 차로 다가섰다. 홈런 두 개를 더 보태면 2016년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는다. 더불어 시즌 다섯 번째 결승타로 김현수, 장성우와 함께 팀 내 공동 2위에도 올랐다. 1위 샘 힐리어드(6개)와는 한 개 차다.
최원준은 경기 뒤 “내가 친 홈런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 그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톨허스트와 처음 상대해 봤는데, 공 궤적도 까다롭다 보니 첫 타석에선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구종을 많이 봐두면서 두 번째 타석 초구 노림수를 가져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홈런 상황을 돌아봤다.
비시즌 동안 자신을 향했던 의문부호를 완벽하게 지워내는 중이다. KT는 지난겨울 최원준과 4년 최대 48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예상보다 큰 계약 규모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구단은 정교한 콘택트와 빠른 발, 넓은 외야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갖춘 다재다능한 자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합류 첫해부터 기대 이상의 결과를 증명하고 있다. 최원준은 전반기 79경기서만 116안타 68득점 16도루를 써냈다. 전반기 타율 0.363은 리그 선두다. 상위 타선의 연결고리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돌격대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 이 시기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950에 달한다.
취재진이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에 선수 본인 역시 활짝 미소 지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수정해 주시면 너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운을 뗀 뒤 “그냥 나도현 단장님이 생각 난다. 마주칠 때마다 해 주시는 ‘고맙다’는 그 말이… 그 한 마디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지더라. 단장님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이렇게 야구장에서 증명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마운드에서는 로건 앨런이 힘을 보탰다. 로건은 5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았다. 이상동(1이닝)과 전용주(⅔이닝)도 실점 없이 릴레이 역투를 펼쳤다.
이어 스기모토 코우키(1이닝 2실점), 박영현(1⅓이닝 무실점)이 LG의 거센 추격 속 천신만고 끝에 리드를 지켜냈다. 로건은 KT 합류 뒤 다섯 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승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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