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미만 SNS 제한·AI 생성물 표시제 추진…방미통위, ‘미디어 기본사회’ 밑그림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과몰입을 막기 위해 14세 미만 가입 제한을 추진하는 등 연령별 규제에 나선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생성물 표시제와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 미디어 접근권 확대 등에도 속도를 낸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핵심 추진 과제와 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국민 누구나 미디어에 참여하고 자유롭게 접근하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를 선택할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미디어 기본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주목받는 정책은 청소년 SNS 규제다. 방미통위는 그동안 전문가 간담회와 해외 정책 동향 등을 토대로 정부안을 마련했으며 조만간 국회의원 발의를 거쳐 관련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핵심은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앞으로 SNS 기업들은 이용자의 본인인증과 연령인증을 보다 엄격하게 실시해야 한다. 청소년의 과몰입을 유발하는 추천 알고리즘이나 영상 자동재생 기능을 제한할 경우 보호자 동의를 받도록 하고, 부모가 자녀의 콘텐츠 이용 현황을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관리 기능 탑재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특히 연령별 맞춤형 규제가 추진된다. 14세 미만은 SNS 가입을 제한하고, 14세 이상 19세 미만은 중독성 디자인과 과몰입 유도 알고리즘 노출을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호주는 2024년 말 16세 미만의 SNS 계정 보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청소년 SNS 과몰입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우리나라는 셧다운 때 경험 때문에 사회적 공론 과정을 거쳐 맞춤형 단계별 접근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냐는 전문가 의견을 고려했다. 국회에서 7개 정도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종합해서 연령별로 규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4세 미만의 경우에는 가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하고, 그 이후에 19세까지는 중독성 디자인에 의해서 과몰입 폐해가 나타난다는 게 과학계 실증적인 데이터”라며 “(이 연령대는) 과몰입을 유도하는 장치들, 알고리즘을 청소년에게는 노출을 제한하는 규제를 단계별로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미디어 정책도 추진한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해 AI 생성물 표시제를 도입하고,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제작 지원과 불법·유해정보 차단 등 미디어 정책 과정에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생애주기별 미디어 교육과 AI 대응 역량 교육도 강화한다.

 

미디어 접근권은 기존 시·청각장애인에서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된다. 방미통위는 미디어 포용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재난방송 제도를 개선해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방송·OTT 환경 변화에 맞춘 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괄하는 미디어 법제를 마련하고, 분산된 방송미디어 관련 법률과 지원 체계를 정비한다. 소유·겸영과 광고·편성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유료방송 진흥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시청 데이터를 활용한 콘텐츠 기획과 방송미디어 종사자의 AI 기술 교육도 지원한다.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불법정보 대응도 강화한다. 불법 촬영물 유통방지 조치 대상은 기존 동영상에서 이미지까지 확대하고,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의 기술적·관리적 조치 이행 여부를 현장 점검한다. 마약 등 불법 정보에 대한 긴급 차단권 도입과 불법 정보 차단 기술 고도화도 추진한다.

 

지역 미디어 경쟁력 강화도 주요 과제다. 방미통위는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 제작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방송과 AI 기업, 대학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 청년 창작자 육성과 지역 미디어 허브, 시청자미디어센터 확충 등을 통해 지역 기반 콘텐츠 제작 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2027년 한국 방송 100주년을 새로운 방송미디어통신 100년의 출발점으로 삼고 관련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2027 아시아미디어서밋의 지방 개최를 우선 검토하고, 미디어 정책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논의할 사회적 공론화 기구인 '미디어발전위원회' 출범도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지난 7일 시행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의 후속 조치도 본격화됐다. 방미통위는 규제 대상 후보로 지정된 네이버, 카카오, 에이엑스지(AXZ), 네이트, 디시인사이드, 구글, 메타, X(옛 트위터), 틱톡 등 국내외 대형 플랫폼 9곳의 소명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에 착수했다. 방미통위는 이를 바탕으로 규제 대상 플랫폼을 조만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허위정보에 대한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가짜정보에 의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이 너무 크다”며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진영으로 나뉘어 싸우는 혼란을 막기 위해 방미통위가 합리적인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짜정보를 악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거나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삼고 사회적 갈등을 촉발하는 부분에 대해 규제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누구나 미디어에 참여하고 접근하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를 선택할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미디어 기본사회를 구현하겠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방송미디어통신 100년을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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