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아니라 전쟁이다… 월드컵 4강은 잉글랜드-아르헨티나 ‘60년 앙숙 매치’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AP/뉴시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AP/뉴시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AP/뉴시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AP/뉴시스

 

신의 손, 퇴장 그리고 전쟁으로 얼룩진 스토리까지. 앙숙이 제대로 만났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 진출을 두고 격돌한다.

 

두 나라는 오는 16일 오전 4시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대회 4강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 대회 이후 60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대회 2연패와 통산 4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월드컵 무대에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만난다는 것은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갈등과 논란, 영웅과 비극이 교차하며 대표적인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두 나라는 월드컵에서는 총 5차례 맞붙었고, 잉글랜드가 3승1무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붙을 때 마다 불꽃이 튀었다. 악연 시작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다. 당시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 주장 안토니오 라틴이 퇴장 당했고, 그 과정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위해 마련된 레드카펫 위에 앉아 퇴장을 거부했다. 경기 후 양국은 거친 비난을 주고받았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질 라이벌 관계의 출발점이 됐다.

 

양국은 1982년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을 놓고 전쟁을 벌였고, 양국 총 1000여명의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전쟁으로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 그리고 4년 뒤 열린 1986 대회 8강전은 지금도 월드컵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경기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손으로 골을 넣은 이른바 ‘신의 손’ 사건이  발생했다. 아르헨티나는 2-1로 승리했다.

 

1998 프랑스 대회에서는 잉글랜드의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퇴장 당하면서 패배에 직면했고, 2002 한일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결승 페널티킥 골을 터뜨리며 영웅이 된 바 있다.

 

24년의 시간이 흘러 새로운 앙숙의 서사가 시작된다. 시선은 양 팀 주장인 리오넬 메시와 해리 케인에게 향한다. 메시는 마지막 월드컵으로 우승으로 완성하고자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을 구해내며 아르헨티나를 4강으로 이끌었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정상에 오른다면 브라질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하는 팀이 된다.

 

케인 역시 누구보다 간절하다. 그 역시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가라는 자부심에도 1966년 대회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 사슬을 끊겠다는 각오다.

 

1966년 라틴의 퇴장, 1986년 마라도나의 신의 손, 1998년 베컴의 눈물, 그리고 2002년의 복수. 월드컵 역사에 굵직한 흔적을 남긴 두 나라가 또 한 번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이번에는 메시와 케인이 그 서사의 주인공이 될 차례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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