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을 지나 반환점에 선다.
2026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13일부로 전반기를 마쳤다. 한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빛난 이는 단연 외야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극심한 부침에 신음했지만,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고우석(미네소타 트윈스)은 후반기를 기대하게 할 장면을 두루 남겼다.
빅리거 3년 차인 이정후는 타율 0.302와 100안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특히 타율은 MLB 전체 7위이자 내셔널리그(NL) 5위다. 지난달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서 MLB 첫 5안타 경기를 펼치는 등 4안타 이상을 다섯 차례 기록했고, 멀티히트도 29차례 써냈다.
날이 선 듯한 정교함을 자랑한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스퀘어드 업 비율은 37.5%로 MLB 상위 2%다. 이는 타격 때 가능한 타구 속도의 최소 80%를 끌어낸 비율을 가리키며, 공을 얼마나 제대로 맞혔는지를 보여준다. 삼진 비율도 9.7%로 상위 2%에 올라 좀처럼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지 않는 장점을 입증했다.
과제는 기복 줄이기다. 지난달에만 월간 타율 0.340으로 불을 내뿜더니 7월 들어선 0.200으로 주춤했다. 후반기 거취도 관심사일 터. 샌프란시스코는 41승55패로 NL 서부지구 4위, 선두 LA 다저스와 19.5경기 차다. 가을야구 가능성이 희박해 전력 재편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매체 ESPN은 외야 보강이 필요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최적 영입 후보로 이정후를 꼽았다. 트레이드 마감은 다음 달 4일 오전 7시까지다.
김하성의 시즌은 출발부터 꼬였다. 지난 1월 빙판길에서 넘어져 오른손 중지 힘줄 파열로 수술을 받았고, 재활을 거쳐 복귀했지만 27경기서 타율 0.068로 고개를 숙였다.
6월엔 28타수 1안타에 그치더니,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도 밀렸다. 다쳤던 손가락에 다시 염증이 생겨 지난 5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만큼 건강한 모습과 타격감 반등 모두 절실하다.
송성문은 ‘팔방미인’ 쓰임새를 번뜩인다. 42경기 동안 1홈런 13타점 11도루를 작성했다. 타율 0.212이라는 수치가 언뜻 아쉽지만 2, 3루와 유격수를 오가며 공수주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크레이그 스태먼 샌디에이고 감독 역시 “송성문의 가치를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멀티포지션 활용도를 높이 평가했다.
기다림 끝에 꿈을 이룬 고우석도 빼놓을 수 없다. 무려 미국 진출 2년7개월 만에 빅리그 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 10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데뷔해 1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이틀 뒤 두 번째 등판에서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첫 홀드까지 챙겼다. 특히 벤치가 2점 차 리드(5-3)를 지켜야 하는 승부처를 맡겼다는 점서 의미가 크다.
한편 김혜성(LA 다저스)과 배지환(뉴욕 메츠)은 트리플A서 빅리그 복귀를 준비한다. 각각 OPS(출루율+장타율) 0.661과 0.763을 쓴 가운데, 후반기엔 승격을 끌어낼 만한 성적표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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