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전까지 무릎 수명 늘리려면…체중·근력 관리가 수술 결과도 좌우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언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느냐”다. 통증이 있어도 인공관절 수술은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생각해 약과 주사로 버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술을 늦추는 것과 관절 수명을 관리하며 버티는 것은 다르다. 남아 있는 연골과 근력을 지키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면 관절 변형이 진행되고, 수술 후 회복도 더뎌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400만 명을 넘어섰다. 인공관절 수술 건수도 연간 7만 건 이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술을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체중과 근력, 보행 습관을 관리하지 않으면 손상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박재영 경산중앙병원 관절척추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인공관절 수술 전까지 무릎 관절 수명을 늘리는 관리법과 수술 시점을 알아봤다.

◆수술 전 관절 수명 늘리려면 체중·근력이 핵심

 

무릎 관절은 뼈와 뼈 사이 연골이 충격을 흡수하며 움직임을 돕는다. 퇴행성관절염은 이 연골이 닳고 얇아지면서 통증과 염증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흔히 노화로 넘기기 쉽지만,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스스로 회복되기 어렵다.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쪼그려 앉을 때 무릎 안쪽이 뻐근하고, 아침에 무릎이 뻣뻣하다가 20~30분 뒤 풀리는 조조강직이 나타날 수 있다. 비만, 과거 무릎 손상, 여성 호르몬 감소, 반복적인 쪼그림 자세 등은 관절염 진행을 빠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체중 관리는 관절 수명을 좌우한다. 보행 시 무릎에는 체중의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실리기 때문에 체중이 1kg 줄면 무릎 부담은 약 3~5kg 감소한다.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 강화도 중요하다. 이 근육은 무릎을 위에서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약해질수록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이 커진다.

 

체중 감량이 통증 완화와 연결된다는 연구도 있다. 2024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된 임상시험은 비만을 동반한 무릎 골관절염 환자 407명을 68주간 관찰했다. 이 연구에서 체중이 더 많이 줄어든 환자군은 무릎 통증 점수도 더 크게 낮아졌다.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체중 관리는 살 빼기의 문제가 아니라, 관절에 실리는 부담과 통증을 함께 줄이는 관리법으로 봐야 한다.

 

박재영 센터장은 “퇴행성관절염을 나이 탓으로만 넘기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며 “체중을 줄이고 허벅지 근육을 유지하는 것은 수술 전 관절 수명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인 관리법”이라고 설명했다.

 

◆약·주사로 버티더라도 변형 진행 여부는 봐야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은 통증이 심해질 때 약물치료나 관절강 주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관절 내 윤활 기능을 보완해 통증 완화에 활용된다. 다만 닳은 연골을 다시 재생시키는 치료는 아니다.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관절 상태가 좋아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관절염이 진행되면 무릎 안쪽과 바깥쪽의 연골 두께 차이가 커지고, 다리가 휘기 시작한다. 내측 연골이 주로 닳으면 체중이 안쪽으로 쏠리면서 O자형 변형이 생긴다. 이 상태가 굳어지면 남은 연골도 빠르게 닳고, 관절 주변 인대와 근육도 약해진다.

 

진행 정도는 X선 영상을 기준으로 켈그렌-로렌스 등급 1~4단계로 나눈다. 1등급은 경미한 골극 형성, 2등급은 관절 간격의 경미한 감소, 3등급은 관절 간격의 뚜렷한 협소화와 다발성 골극, 4등급은 관절 간격 소실과 뼈 변형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4등급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적극 검토한다.

 

박재영 센터장은 “주사나 약은 통증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관절 변형을 막아주는 치료로 보기는 어렵다”며 “사진상 등급, 통증 정도, 보행 능력, 일상생활 제한을 함께 봐야 수술 시점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도 회복 가능한 몸 상태에서 받아야 유리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연골과 뼈 표면을 제거한 뒤 금속과 특수 폴리에틸렌 소재의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소재와 설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는 20~25년 이상 유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수술 후에는 보통 다음 날부터 보행 훈련을 시작하고, 평균 입원 기간은 1~2주 안팎이다. 실내 보행과 계단 이용은 수술 후 4~6주, 일상적인 보행과 가벼운 활동은 3개월 이내에 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수술 시점이 지나치게 늦어 관절 변형이 심하거나 허벅지 근육이 많이 약해진 환자는 재활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75세 이상 고령이거나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전 내과 협진을 통해 위험도를 평가한다. 나이만으로 수술 여부를 정하기보다 전신 상태, 통증 정도, 활동 제한, 회복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박재영 센터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이 극심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술이 아니다”며 “관절 상태가 지나치게 나빠지기 전, 주변 근육이 아직 버텨줄 수 있을 때 수술을 받는 것이 회복에도 유리하다. 무릎이 계속 붓고 아프거나 걷는 거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 전문의와 수술 시점을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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