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라이프 오브 파이 등 글로벌 IP를 앞세운 대형 연극들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올해 상반기 연극 시장이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고가 티켓에도 관객들이 몰리며 연극 시장의 외형은 크게 성장했지만, 흥행이 일부 대형 작품에 집중됐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12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연극 장르 티켓 판매액은 약 7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70억20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KOPIS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연극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상반기 티켓 판매액은 2021년 115억6000만원에서 2022년 172억1000만원, 2023년 332억9000만원, 2024년 342억6000만원으로 올랐다. 다만 1년 만에 판매액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장의 배경으로 해외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대형 공연의 흥행을 꼽는다. 지난 11일 기준 KOPIS 연극 부문 누적 티켓예매액 1위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오리지널 투어 서울 공연이 차지했다. 2위에는 영국에서 초연된 라이선스 작품 라이프 오브 파이 서울 공연이 이름을 올렸다.
두 작품 모두 대극장에서 공연됐으며 티켓 가격도 높은 수준이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9만~19만원, 라이프 오브 파이는 6만~16만원에 판매됐다. 반면 티켓예매액 3위인 불란서 금고는 5만5000~7만7000원, 4위 베니스의 상인은 4만4000~11만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1분기 공연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고가의 티켓 가격에도 흥행을 이어가며 연극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연이라는 기존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극 시장 티켓 판매액은 상위 10개 공연에 집중됐다. 대형 공연이 만들어낸 성장은 소극장 연극 시장으로 파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시장은 다소 주춤했다. 올해 상반기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2232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77억5000만원)보다 감소했다. 이는 2023년과 2024년 상반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해 말 개막한 대형 뮤지컬들이 올해 2~3월 막을 내린 뒤 신작 공백이 발생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클래식 공연은 회복세를 보였다. 서양음악 장르의 상반기 티켓 판매액은 403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임윤찬, 조성진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의 공연과 주요 오케스트라 협연이 관객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 국악과 무용 장르의 상반기 티켓 판매액은 각각 20억4000만원, 76억7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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