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땀을 쥐게 하는 탁구 랠리... 현실선 '이 질환' 주의

최근 개봉작 ‘마티 슈프림’이 극장가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탁구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세계적인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44관왕을 차지하고 287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아주 미쳤고 아름다운 템포를 가졌다”고 평가했고, SF 영화 ‘듄’ 시리즈의 드니 빌뇌브 감독 역시 “놀라운 성취”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는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탁구 챔피언을 꿈꾸는 마티 마우저(티모시 샬라메)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마우저는 미국을 넘어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가는 청년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낮에는 구두 가게를 운영하는 삼촌 가게에서 판매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내기 탁구로 돈을 벌며 생계를 이어간다. 이 모든 건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적 대회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고생 끝에 영국 무대에 올라선 마우저는 연전연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라선다. 그러나 전문 장비와 신선한 플레이 스타일을 앞세운 일본 선수 엔도(가와구치 고토)에게 밀려 결국 패배한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에 돌아온 마우저는 영국 대회 당시 숙박비를 부정 청구한 사실이 드러나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 열리는 차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여부마저 불투명해지게 된다. 그러다 유명 잉크 회사 CEO 밀턴 록웰(케빈 오리어리)의 제안을 받아 일본에서 엔도와 재대결을 펼칠 기회를 잡게 된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승패를 넘어 한 선수의 집념과 성장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는 점이다. 특히 탁구 경기 장면은 빠른 랠리와 민첩한 발놀림,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가 어우러져 실제 경기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같은 생동감은 배우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티모시 샬라메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을 위해 6년간 탁구 코치와 함께 훈련했다”며 “관객들이 실제 선수처럼 느낄 수 있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려한 경기 장면 뒤에는 반복적인 움직임이 몸에 주는 부담도 숨어 있다. 탁구는 공의 방향에 맞춰 짧은 거리에서 끊임없이 스텝을 밟고,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순간적으로 멈추는 동작을 반복하는 스포츠다. 또한 경기 내내 무릎을 굽힌 자세를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 관절과 연골, 인대, 힘줄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선수는 물론 생활체육으로 탁구를 즐기는 사람들도 무릎 부상을 겪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릎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충격과 비틀림은 다양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무릎 안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반월상 연골판’은 반복되는 회전 동작과 급격한 방향 전환 과정에서 손상되기 쉽다. 무릎이 무겁거나 붓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의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로 상태를 호전시킨다. 실제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선 반월상연골손상 환자에게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한 결과, 통증과 기능 개선에서 모두 의미 있는 호전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통증 정도를 숫자로 표현하는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중등도 수준인 6.1에서 치료 후 가벼운 수준인 3.6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무릎 기능과 일상생활 불편도를 평가하는 골관절염 평가지수(WOMAC; 0~96) 역시 53.67에서 38.97로 유의미한 호전을 보였다.

 

영화 속 마우저는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세계 무대를 향해 라켓을 든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량도 건강한 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래 이어질 수 없다. 탁구를 직업으로 삼은 선수는 물론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반복되는 무릎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기보다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적절한 휴식과 운동,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병행될 때 비로소 오랫동안 건강하게 탁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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