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군 마운드, 이닝을 마치지도 못한 채 와르르 무너졌다. 기대를 한몸에 받던 프로야구 KT의 신인 투수 박지훈(19)에게 쓰라린 신고식은 조급함을 내려놓는 출발점이 됐다.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리게 될 한국야구위원회(KBO)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만난 박지훈은 “처음에는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도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다”며 프로 첫해 전반기를 돌아봤다.
188㎝, 90㎏의 체격을 갖춘 박지훈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KT의 선택을 받았다. 시속 150㎞를 웃도는 직구와 종, 횡 양쪽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슬라이더가 강점이다. 특히 결정구인 슬라이더는 이강철 KT 감독으로부터 “진짜 톱급”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곧장 귀중한 경험까지 품었다. 지난해 11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교류전에 참가해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대만프로야구 라쿠텐 몽키스를 상대로 모두 등판, 1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써낸 것.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호주에 건너가 일본까지 이어진 1군 캠프를 완주했다.
팀의 기대도 컸다. 시범경기서 한 차례 난조를 제외한 4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을 정도. 그러나 지난 4월2일 대전 한화전에서 치른 1군 데뷔는 혹독했다. 8회 구원 등판해 ⅔이닝 동안 6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후 퓨처스팀(2군)에서 담금질의 시간을 거치고 있다.
이때를 떠올린 박지훈은 “시범경기까지는 잘 풀리니 별생각 없이 던졌다. 막상 정규리그 개막 후엔 중압갑에 시달렸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며 “패닉 상태였다. 야구를 하면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데뷔전 때 많이 급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2군이 있는 익산으로 내려간 뒤엔 결과보다 자신의 투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홍성용 코치와 대화를 나누며 투구폼보다는 구종 선택과 피칭 디자인을 손봤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투심 패스트볼을 새로 장착하는 등 투구 레파토리에도 변화를 줬다.
시행착오는 당연했다. 이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퓨처스리그 첫 7경기서 기복을 보이며 평균자책점이 9점대까지 치솟았다. 소나기는 지나갔고, 비로소 조금씩 자신의 공을 던지기 시작한다. 직전 등판들이 방증이다. 지난달 17일과 28일 KIA를 상대로 잇달아 6이닝 1실점 투구를 펼치며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비롯, 연속 승리투수를 품었다.
이 단단함을 유지하는 게 관건일 터. 선수 본인도 자신감으로 중무장했다. 박지훈은 “고등학교 때부터 길게 던져 선발이 어색한 건 없다. 불펜으로 흔들렸는데, 선발로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서 이 보직에 정이 가는 게 있다”고 미소 지었다.
데뷔전의 충격을 털어내는 데에는 선배들의 조언도 힘이 됐다. 그는 “선배들과 형들이 볼 때마다 ‘신인인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해주신다. 여러 시도를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1년 차다. 조바심을 내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첫 1군 등판 장소는 원정길 속 대전이었다. 아쉬움을 남긴 채로 ‘다음’을 기다린다. 특히 시선은 홈구장인 수원 KT 위즈파크로 향한다. 박지훈은 “(대전에서) 한 번 경험해봤고, 거기서 크게 배웠다. 멘탈적으로 흔들렸던 부분이 아쉬웠다”며 “후반기 들어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수원에서 만회할 수 있는 투구를 홈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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