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오르면서 에어컨 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런데 냉방을 시작한 뒤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 반복된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이를 냉방병으로 넘기기 쉽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누런 콧물, 후비루, 얼굴 압박감까지 동반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이나 부비동염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에어컨 자체가 알레르기 비염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관리가 부족한 필터, 실내 먼지, 곰팡이, 급격한 온도 변화, 건조한 공기 등이 코점막을 자극해 기존 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정태영 메리놀병원 이비인후과 과장(QI실장)은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 물질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등을 제시하며, 콧물·코막힘·재채기·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 과장은 “여름철에는 감기가 아닌데도 에어컨을 켜면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는 경우가 있다”며 “이때 증상이 며칠 안에 가라앉지 않고 반복된다면 병원을 내원해 알레르기 비염, 부비동염, 코 구조 문제 등을 구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이 맑은 콧물, 재채기, 코 가려움, 코막힘 등이다. 반면 축농증(부비동염)은 코 주변의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발생해 분비물이 고이는 질환이다. 이때 코막힘, 누런 콧물, 피로감, 두통, 미열, 안면 통증 등이 주요 증상으로 꼽힌다.
질환이 만성화될 경우, 지속적인 누런 콧물과 후비루는 물론 후각 저하, 두통, 집중력 저하까지 나타날 수 있다.
비염과 부비동염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동시에 발생하거나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코점막이 부어올라 분비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부비동의 환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결국 염증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부비동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감기, 인두염,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외에도 코뼈가 휜 코중격만곡증이나 코 안의 물혹 등이 꼽힌다.
정태영 과장은 “콧물이 맑은지, 누런지, 코막힘이 한쪽에 심한지, 냄새를 잘 맡는지,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진다”며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알레르기 비염, 급성 부비동염, 만성 부비동염, 비중격만곡증 등 원인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아에서는 편도·아데노이드 질환도 함께 살펴야 한다. 아데노이드는 코 뒤쪽에 있는 림프조직으로, 비대해지면 코로 숨쉬기 어려워지고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 코골이, 수면 중 뒤척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비동염이 잘 낫지 않거나 반복되는 아이들 중에는 알레르기 비염뿐 아니라 아데노이드 비대가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아이가 밤마다 코를 골거나 입을 벌리고 자고, 아침에 피곤해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단순한 수면 습관으로만 보기 어렵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가 심하면 수면 중 호흡이 불안정해지는 수면호흡장애와도 관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과장은 “소아의 코막힘은 콧물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며 “반복적인 입벌림 호흡, 코골이, 중이염이 동반된다면 코와 목, 귀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코막힘이 오래가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낮 동안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 비중격만곡증, 만성 부비동염, 알레르기 비염, 비용종 등이 있으면 코로 숨쉬는 기능이 떨어지고, 일부에서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이 경우 단순히 코막힘 약을 반복해서 쓰기보다 원인 질환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면외상 이후 코막힘이 생겼거나 외형 변화와 호흡 불편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미용 목적의 코성형과 달리 코의 지지 구조, 비중격, 비밸브, 외상 후 변형 등을 함께 보는 기능적 평가가 중요하다. 코 모양과 호흡 기능이 함께 관련되는 만큼 이비인후과적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정해야 한다.
정태영 과장은 “에어컨을 켰을 때만 증상이 생긴다고 해서 모두 냉방병으로 볼 수는 없다”며 “코막힘, 콧물, 재채기가 반복되거나 누런 콧물, 후비루, 얼굴 통증, 코골이, 귀 먹먹함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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