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 ‘월드컵 한파’는 없었다.
K리그가 이전과 다른 흥행 체력을 자랑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망감은 컸지만 K리그를 향한 관심까지 식지는 않았다. 월드컵 직후 열린 K리그에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1은 15라운드 종료 기준 경기당 평균 관중 9339명을 기록했다. 월드컵 이후 처음 열린 16라운드 평균 관중은 9816명으로 시즌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지난 5일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2만26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올 시즌 K리그1 단일 경기 관중 수 기준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과거엔 월드컵이 K리그 관중 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지만 이동국, 안정환 등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했다. K리그 후반기 관중 수가 전반기 대비 104.6% 증가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에도 대표팀 4강 신화의 영향으로 K리그 후반기 관중 수는 전반기보다 60.9%나 늘었다.
이처럼 월드컵 분위기가 K리그에 영향을 미쳤던 만큼, 이번 대회의 아쉬운 결과가 리그로 번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왔다. 실제 현장에서도 대표팀 부진이 K리그 관심 하락으로 이어질까 우려했다. 윤정환 인천 감독은 “대표팀 경기를 지켜본 입장에서 결과가 아쉬웠다”며 “K리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은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새로운 K리그 스타도 사실상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 대회 소집 명단 중 K리그 소속 선수는 7명이었으나, 이중 그라운드를 밟은 필드플레이어는 3명(이기혁, 김진규, 김문환)뿐이었다. 그나마 이기혁(강원FC)이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며 이름을 알렸지만, 과거 안정환처럼 전국적인 관심을 이끈 스타 탄생 수준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월드컵에 따라 울고 웃던 시절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대회 직후 K리그를 향한 발걸음은 이어졌다. K리그가 월드컵이라는 외부 변수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웠다는 의미다.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한 충성도 높은 팬층과 각 구단의 마케팅, 라이벌 구도 등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실제로 2023년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유료 관중 300만명(K리그1·2) 관중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역대 최다 흥행 신기록이 올 시즌에도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번 주말에도 빅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오는 11일 울산 HD-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 12일 인천-FC안양의 ‘032더비’가 펼쳐진다. 더불어 스타 반열엔 오르진 못했으나, 월드컵에서 준수한 활약으로 주가를 올린 이기혁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는다. 서울이 K리그를 대표하는 흥행 구단인 데다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어, 맞대결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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