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만 있나… ‘원정팀 무덤’ 깬 벨링엄, 월드컵도 접수한다

주드 벨링엄.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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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드 벨링엄. 사진=AP/뉴시스

 

잉글랜드 축구, 해리 케인의 팀이 아니다. 2003년생 에이스 주드 벨링엄(23·레알 마드리드)이 북중미 월드컵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어 가고 있다.

 

벨링엄은 6일 멕시코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잉글랜드는 이날 승리로 2018 러시아 대회를 포함해 3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을 일궈냈다.

 

개최국과의 맞대결, 악조건의 연속이었다.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해발 224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데다 8만7000여명의 팬들이 들어차 열광적인 응원을 보낸다. 고지대에서는 면적당 산소 밀도가 낮아 호흡할 때 산소 이용률이 떨어진다. 평지에 있을 때보다 피로가 빨리 쌓이고 회복 속도도 느리다. 홈그라운드 이점에 서 있는 멕시코가 이 경기장에서 치른 월드컵 본선 10경기에서 무패 행진(8승2무)을 기록한 배경이다.

 

잉글랜드는 경기 이틀 전 멕시코시티에 도착하며 고지대 적응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경기 전날에는 멕시코 팬들이 선수단 숙소 밖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수면까지 방해했다.

 

절대적 악조건, 벨링엄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 벨링엄은 전반 36분 팀 동료 부카요 사카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문전에서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멈추지 않았다. 2분 뒤 역습 상황에서 케인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연결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오른발로 득점을 뽑아냈다. 벨링엄이 월드컵에서 한 경기 2골을 터뜨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멕시코가 이후 두 골을 만회했지만, 전세를 뒤집을 수 없을 만큼 벨링엄의 활약은 결정적이었다.

 

자신의 두 번째 월드컵, 이름을 선명하게 새긴다. 벨링엄은 2022 카타르 대회 당시 19살의 나이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이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내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자신의 월드컵 데뷔골이자 A매치 첫 득점이었다. 2000년대생 선수 최초의 월드컵 득점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대회에서 1골 1도움으로 차세대 에이스의 등장을 알렸다. 이후 2023년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고 이번 월드컵에서 더욱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4골을 터뜨리며 케인(6골)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벨링엄은 경기 뒤 “이번 승리는 최근 잉글랜드가 거둔 가장 큰 결과”라며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겪은 최고의 밤이다”라고 기뻐했다. 이어 “선수마다 경기장에서 맡은 역할과 맡은 책임이 다르다”라며 “팀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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