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는 늘 선수들에게 향하지만, 그 무대가 세워지기까지는 오랜 시간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유소년이 꿈을 키우고, 프로 선수가 세계 무대로 도약하며, 팬들이 스포츠의 감동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묵묵히 터를 다져온 노력이다. 16년째 이어진 롯데 오픈은 이런 철학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무대다. 골프 저변 확대와 유망주 육성에 쏟아온 진심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이어지고 있다. 또 그 시선은 골프를 넘어 설상 종목 등 한국 스포츠 전반으로 확장되며 스포츠 발전과 기업 후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묵묵히 스포츠의 토양을 일궈온 ‘스포츠계 키다리 아저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철학이 롯데 오픈 16년 역사와 함께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6회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이 지난 5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롯데 골프단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며 현재 ‘CME 글로벌 랭킹’ 2위에 올라있는 김효주는 이번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쓸어담으며 15언더파 273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파티다. 올해 LPGA 투어 파운더스컵과 포드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2승을 챙긴 김효주는 국내 골프팬과 만나기 위해 출전한 딱 2번의 대회,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이번 롯데 오픈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세계 최강의 면모를 보였다.
2025 KLPGA 투어 대상에 빛나는 유현조 역시 14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LPGA 투어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황유민 역시 이글 1개 포함 무려 6타를 줄이며 공동 6위로 수직 상승했다.
롯데가 오랜 시간 추진해 온 선수 육성 시스템의 결실이 이번 대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국내 그룹 중 유일하게 LPGA, KLPGA 양대 투어 대회 개최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 롯데는 국내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양대 투어에서 골프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KLPGA 투어에서는 롯데 오픈을, LPGA 투어에서는 롯데 챔피언십을 열며 골프 저변 확대와 선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황유민은 KL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지난해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우승으로 LPGA 투어 자격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고, 올해 신인왕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롯데가 양대 투어를 개최하는 긍정적인 효과와 결실을 눈앞에서 목격한 것이다.
2010년 시작된 롯데 오픈도 마찬가지다. 롯데칠성음료가 주최하며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이 대회는 2021년부터 롯데가 직접 후원하며 ‘롯데 오픈’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이후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대회로 성장하며 골프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KLPGA 정규 투어 유일의 오픈 챔피언십으로, 프로 선수는 물론 아마추어와 유소년에게도 예선을 거쳐 본선 무대에 오를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지난 4월 롯데스카이힐 부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6 롯데 오픈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프로 16명과 롯데 골프단 소속 성해인 등 아마추어 3명이 본선에 합류했다.
기회의 장이다. 롯데는 국내 선수들이 더 큰 무대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롯데 오픈 우승자에게 LPGA 롯데 챔피언십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그 위상에 걸맞게 올해도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선수 132명이 참여해 열띤 우승 경쟁을 펼쳤다.
◆유소년 육성과 갤러리 ‘경험 중심’ 운영
단순히 대회 개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올해는 대회에서는 유소년 골프 육성 CSR 프로그램 ‘롯데 스윙 키즈(LOTTE SWING KIDS)’를 처음 선보였다. 롯데 골프단 선수들이 원포인트 레슨과 쇼트게임 챌린지를 이끌었고, 학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했다. 미래 골프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키우겠다는 취지다.
롯데는 올해 대회 시그니처인 ‘롯데 플레저홀’의 명칭을 ‘롯데 플레저 스타디움’으로 바꾸고 규모를 키웠다. KLPGA 투어 최초로 스타디움형 관람 시설을 그린 가까이 설치했고, LED 영상 시스템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유명 DJ와 협업해 갤러리들에게 경기 관전의 재미와 축제 분위기를 동시에 선사했다.
대회장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갤러리 플라자도 조성됐다. 롯데는 올해 행사장을 지난해보다 약 4960㎡(약 1500평) 넓히고 콘텐츠와 휴게 공간을 보강해 관람객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롯데홈쇼핑, 코리아세븐, 캐논코리아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해 설레임, 쿨리쉬, 클라우드, 골프 거리측정기 등 대표 상품을 전시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더불어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도 볼거리를 더했다. 유명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와 함께 천연잔디 시타존을 운영했고, 롯데홈쇼핑은 BMW MINI와 손잡고 벨리곰 조형물로 꾸민 전시 공간을 선보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뿌린 씨앗, 꽃이 피다
롯데 오픈이 16년간 이어져 온 배경에는 골프 저변 확대에 대한 신동빈 롯데 회장의 깊은 관심이 자리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열린 제15회 대회 마지막 날 경기장을 찾아 곳곳을 직접 둘러보며 현장 분위기를 몸소 느끼고 선수들의 활약을 응원했다. 시상식에도 참여해 우승자 박혜준에게 직접 트로피를 전달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대회 현장을 방문해 진행 사항을 점검하는 등 대회 발전에 꾸준한 애정을 보여 왔다.
롯데의 스포츠 지원은 골프에 그치지 않는다. 롯데는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은 2014년부터 설상 종목에 300억원 이상을 후원해 왔다. 신 회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협회장을 지내며 유망주 발굴부터 국가대표 육성까지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 결실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롯데 스키&스노보드팀 소속 최가온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유승은이 빅에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 회장은 사재로 특별 포상금을 전달했고, 지난 1월에는 국내 동계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체육회 감사패를 받았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