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인구가 늘면서 스포츠 손상을 겪는 환자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회전근개 손상, 근육·인대 손상 등을 운동선수의 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러닝, 등산, 골프, 헬스, 풋살을 즐기는 일반인도 무릎·어깨·허리 부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1회 30분 이상 운동하는 생활체육 참여율은 62.9%로 집계됐다. 40대 67.1%, 50대 64.2%, 60대 65.8%로 중장년층의 참여율도 높았다.
이주현 수원 S서울병원 의무원장(정형외과 전문의)와 정재구 물리치료실실장의 설명을 통해 일반인과 중장년층에게도 필요한 재활의 역할과 회복기 관리법을 짚어봤다.
◆일반인도 겪는 스포츠 손상
운동 손상은 한 번의 큰 충격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반복적인 부담이 쌓여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달리기 후 무릎 안쪽이나 바깥쪽이 아프고, 등산 뒤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골프·테니스 후 어깨를 들어 올리기 어려운 식이다. 헬스장에서 무리한 중량 운동을 하다 허리 통증이나 목·어깨 통증이 생기는 사례도 적잖다.
통증이 며칠 안에 줄어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붓기, 관절 불안정감, 힘 빠짐, 저림 증상이 동반되거나 같은 부위 통증이 반복된다면 근육통으로만 보기 어렵다. 전방십자인대, 반월상연골판, 회전근개, 인대·힘줄 손상은 방치할수록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주현 의무원장은 “운동 손상은 선수에게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던 사람이 주말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중장년층이 준비운동 없이 등산·골프·러닝을 시작하면 무릎, 어깨, 허리 등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붓기, 불안정감, 힘 빠짐이 동반되면 진료를 통해 손상 범위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줄어든 통증, 무조건 복귀 준비는 NO
부상 후 회복에서 흔히 하는 착각은 ‘통증이 줄었으니 다 나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관절 가동 범위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거나 좌우 근력 차이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같은 부위를 다시 다칠 가능성이 커진다.
전방십자인대 손상 후 재활만 봐도 복귀 기준은 통증 여부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미국정형외과학회는 전방십자인대 재건 후 재활 목표로 무릎 부종 감소, 슬개골 움직임 유지, 무릎 가동 범위 회복,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 강화를 제시한다. 스포츠 복귀 역시 통증과 부종이 없고, 무릎 가동 범위와 근력·지구력, 균형감각과 다리 조절 능력이 회복된 뒤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어깨 회전근개 손상도 마찬가지다.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줄었다고 곧바로 골프, 테니스, 수영처럼 어깨를 반복적으로 쓰는 운동에 복귀하면 힘줄에 다시 부담이 갈 수 있다. 회전근개 수술 후에는 초기 보호, 수동 운동, 능동 운동, 근력 강화 등 단계별 재활이 필요하며, 회복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이주현 의무원장은“환자들은 통증이 줄었다는 이유로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대나 힘줄 손상, 수술 후 회복에서는 통증보다 기능 평가가 더 중요하다. 관절이 충분히 움직이는지, 좌우 근력이 비슷하게 회복됐는지, 방향 전환이나 계단 동작에서 불안정성이 없는지 확인해야 재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재활은 단계별 회복이 중요
물리치료와 재활은 통증 부위를 풀어주는 치료에 그치지 않는다. 초기에는 통증과 부종을 줄이고, 이후 관절 가동 범위와 근력을 회복하며, 마지막에는 생활과 운동에서 필요한 동작을 다시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재구 물리치료실실장에 따르면 재활 목표도 환자마다 달라야 한다. 같은 무릎 통증이라도 마라톤을 준비하는 30대, 계단 보행이 힘든 60대, 전방십자인대 수술 후 복귀를 준비하는 환자의 목표는 다르다. 운동 종목, 손상 부위, 나이, 직업, 평소 활동량에 따라 치료 강도와 복귀 기준을 다르게 잡아야 한다.
이어 “재활은 아픈 부위를 마사지하거나 장비 치료를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초기에는 통증과 부종을 줄이고, 이후에는 관절 가동 범위와 근력을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계단 오르기, 쪼그려 앉기, 방향 전환, 달리기처럼 실제 생활과 운동에서 쓰는 동작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활 효과 높이려면 식단도 함께 봐야
부상 후 회복은 치료실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재활운동을 꾸준히 해도 식사량이 부족하거나 단백질 섭취가 모자라면 근력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수술 후 회복기, 인대·힘줄 손상 후 재활기, 중장년층의 근감소 위험이 겹친 경우에는 식단 관리가 재활 지속력에 영향을 준다.
특히 재활 과정에는 적절한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 재활 식단의 기본은 매 끼니 단백질을 포함하는 것이다. 생선, 달걀, 닭고기, 두부, 콩류, 살코기, 그릭요거트 등은 근육 회복과 조직 재생에 필요한 재료가 된다.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줄이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재활운동을 수행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미밥, 잡곡밥, 감자, 고구마 같은 탄수화물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회복에 좋다’는 이유로 특정 식품이나 보충제에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단백질 보충제, 비타민D, 칼슘, 오메가3 등은 부족한 섭취를 보완하는 수단일 수 있지만, 재활운동과 수면, 통증 조절, 단계별 부하 조절을 대신할 수는 없다. 신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항응고제 복용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보충제 사용 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재구 물리치료실실장은 “재활을 하다 보면 운동은 열심히 하는데 식사를 거르거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환자들이 있다. 근력 회복이 필요한 시기에는 치료실에서 하는 운동만큼 일상에서의 식사와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아침을 거르고 커피만 마시거나, 통증 때문에 활동량이 줄었다고 식사를 지나치게 줄이면 재활운동을 버틸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복기에는 매 끼니 단백질을 챙기고, 재활운동 전후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에너지를 보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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