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 대참사 블랙박스③] '공정'을 찾아라…축구협회장 선거 직선제 힘 받나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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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을 딛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대표팀 재건과 함께 대한축구협회 개혁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그 방안 중 하나로 협회장 선거의 직선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복되는 축구협회의 불신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선거 구조를 손질하고 축구인 대다수의 뜻을 폭넓게 반영하는 직선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협회장이 사퇴하면 60일 안에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북중미 월드컵 종료 직후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행 선거제도가 유지된다면 기존 기득권 축구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정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승부조작 연루자 기습 사면 시도로 국민적인 비판까지 받았음에도 4연임에 성공했다.

 

현재 선거 방식은 간선제다. 현 축구협회 정관상 소수 대의원과 축구계 종사자 등 100∼300명 규모의 선거인단이 회장을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이 출마해 당선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은 192명이었고 이 중 183명이 투표했다. 문제는 선거인단의 구성원들이다. 3분의 1이 시·도협회 및 전국연맹 회장, 프로축구 K리그1(1부) 구단 대표이사 등 당연직 대의원과 이 단체 임원 1명이다. 축구협회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폭 넓은 축구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현재 축구협회에 등록된 축구 종사자들은 10만 명이 넘는다. 200명도 채 되지 않는 선거인단이 전체 축구계를 대변하는 구조가 정상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는 “현행 선거 제도라면 어떤 새로운 인물이 나가도 현재 기존 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카르텔을 깨뜨릴 수 없다”며 “축구협회에 등록비를 내는 사람들은 모두 선거권을 가지고 있지 않나. 많이 참여할수록 기존의 기득권 세력이 힘을 잃을 수 있다”고 짚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역시 최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국 축구 산업에서 등록돼 있는 사람들이 10만이 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거기서 우리가 200명 정도로 선거를 한다는 게 대의의 개념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다보니 민심이 제대로 투영되기가 어렵다. 너무 모수가 적다”며 “(모수를) 확대하는 것까지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체육계도 선거제도 개선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최근 회원종목단체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2028년 회장 선거부터 직선제 도입을 검토했다. 그러나 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임박했고 정부도 제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회원종목단체 규정 개정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목 특성에 맞게 선거인단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회원종목단체 규정 중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신임 회장 선출’ 규정을 손질하고 100∼300명으로 제한된 선거인단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종목의 특성에 맞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개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선거제도는 협회 정관 준수를 기본으로 하되 축구협회의 상위 기관인 국제축구연맹(FIFA)과 대한체육회의 정관과도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에 따라 현재 다각적이고 심도 깊은 고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시점, 선거제도 개편을 포함한 협회의 개혁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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